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인 ‘CES 2021’이 11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현지시간 14일까지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주최로 열리는 ‘CES 2021’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치러진다. 최근 몇 년간 CES는 로봇산업계에도 중요한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 업체들이 새로운 기술을 CES에 선보이면서 첨단 기술의 경연을 펼쳤다. 이번 CES도 로봇뿐 아니라 모빌리티, 드론, 인공지능, 디지털 헬스 및 웨어러블, 가상·증강현실, 5G, 스마트 시티 등 IT업계 최신 발전상을 선보인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 영향으로 비대면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로봇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전면 디지털로 2000여개의 가상 전시와 100시간의 온라인 컨퍼런스로 이뤄져 있다. 과거처럼 직접 경험과 네트워킹 기회는 사라졌지만 IT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보여주고, 첨단 산업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만큼은 올해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오히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참가 업체들에게 더욱 많은 매체들과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리적 경험의 부재를 만회하기 위해 온라인 컨퍼런스 규모도 대폭 늘리면서 많은 연사들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지난해 CES 2020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려 4500여개 업체가 참가, 총 17만 1000여명이 방문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CES 2021은 온라인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여해 세계 최대 소비자 IT 박람회로서 명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년도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전세계 총 18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 온라인으로 총 15만명 정도가 방문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미국(567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총 340개 업체가 참가한다.
CES 2021에는 정부 지원으로 ‘한국관’과 ‘K-스타트업관’이 운영된다. 온라인 한국관은 제품 디자인&제조, 헬스&웰니스, 자동차, 로봇&인공지능, 5G&사물인터넷(IoT), 엔터테인먼트, 홈&가정, 실감형 엔터테인먼트 등 ‘CES 2021’ 주제에 부합하는 8개 토픽을 중심으로 국내 중소 기술혁신기업 총 89개사로 구성된다. 에이치에이치에스와 마이크로시스템, 너울정보는 CES 혁신상 수상기업으로 선정됐다. 온라인 K-스타트업관에 참여하는 국내 창업기업은 건강&웰니스(24사), 5G&IoT(24사), 로봇&인공지능(15사) 분야 등 97개사다. 온라인 한국관과 K스타트업관에 참가하는 기업의 디지털 부스는 폐막 후에도 약 1개월간 운영한다.
로봇 출픔 기업을 살펴보면 한국은 LG전자를 비롯해 힐스엔지니어링, 매크로액트, 지니로봇 등이 참가를 결정해 방역로봇부터 교육로봇까지 다양한 로봇 제품을 소개한다. 해외는 솔라 브리즈, 유비텍, 임바디드, 유카이공학, 뱅가드 인더스트리즈, 존디어, ITR, 케어 클레버 등 전세계 기업들이 신제품을 들고 최신 로봇 기술을 선보인다. 이밖에 IBM, GS칼텍스, 코디악 로보틱스, 모라이, 에이모, 네오사피엔스 등이 자사의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뽐낼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일 로봇 및 로봇 관련 기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방역로봇
올해 CES에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각종 방역로봇이 출품된다. LG전자는 지난해 한국전자전에서 첫 공개한 ‘LG 클로이 살균봇(LG CLOi DisinfectBot)’을 선보인다. 이 로봇은 UV-C(Ultraviolet-C) 램프를 이용해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술을 갖춰 실내 공간을 누비며 사람의 손이 닿는 물건들의 표면을 살균한다. 호텔, 병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분리되고 독립된 공간이 많은 건물에서 방역 작업을 하는 데 적합하다. LG전자는 이밖에도 그동안 선보인 안내로봇, 홈로봇, 셰프봇, 서브봇 2종, 바리스타봇을 등을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다는 계획이다.
물류로봇 전문기업 힐스엔지니어링은 약액과 자외선 살균(UV-C)이 모두 가능한 ‘코로봇(Coro- Bot)을 출품한다. 코로봇은 지능형 방재시스템으로 스스로 방역 방식을 결정해 소독용 약재분사방식, 자외선 살균, 순간 고온 살균 등을 상황에 맞춰 실시한다. 관절로봇팔을 장착해 유연하게 다양한 상황에 적응하여 소독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갖춰 방역이 필요한 공간에 대한 정보를 외부의 도움 없이 직접 판단해 스스로 이동하기도 한다. 매년 CES에서 다양한 로봇을 선보였던 중국 유비텍도 이번에 '애디봇(Adibot)-A', '애디봇-B' 등 2종의 방역 로봇을 선보인다. UV 방식의 로봇으로 유비텍은 이 제품을 각각 4만달러와 2만 달러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 반려 로봇
이번 행사에는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 반려 분야의 로봇들도 여럿 등장한다. 한국에선 에듀테크 스타트업 지니로봇이 교육용 로봇 ‘지니봇(GENIBOT)’으로 이번 CES 2021에 참가한다. 올인원 교육용 로봇 지니봇은 유·초등학생 대상 학습자 레벨에 맞춰 코딩의 기초 개념을 배울 수 있도록 언플러그드 카드 코딩부터 안드로이드, iOS 전용앱과 엔트리, 스크래치 3.0, 파이썬 프로그램을 이용해 코딩, STEAM, 인공지능 교육이 가능하다. 2개 글로벌 언어(영어&현지어)를 지원하며 로봇 기반 호환 제품인 지니캠, 지니펜, AI 스피커 등에도 적용 및 확장이 가능하다.
인공지능 로봇 전문기업 매크로액트는 인공지능 자율로봇 '마이캣(maicat)'을 선보인다. 마이캣은 인공지능 소셜로봇으로 21개의 액추에이터가 장착돼 자연스러운 동작이 가능하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안면·음성 인식 등을 포함한 상대의 감정을 추정할 수 있다. 자신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호감도를 누적해 시시각각 다른 반응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로봇 프로그래밍이 아닌 강화학습에 기반한 훈련된 자율 제어로 동작하는 게 특징이다.
해외에선 미국 보스턴에 기반을 둔 케어클레버가 참가해 어르신을 위한 반려 로봇 ‘큐티(Cutii)’를 내놓는다. 큐티로봇은 인공지능과 음성지원 기능을 탑재해 어르신과 대화가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반응하며 움직일 수 있다. 머리 부분에는 평면 패널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가족들이 비대면으로 어르신과 대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원격 환자모니터링(Remote Patient Monitoring:RPM)’ 기능을 갖춰 집에서 편안하게 건강 상담사나 의사들과 상담을 할 수 있으며 응급 상황 발생시에는 긴급 연락처로 바로 연결해준다.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며 관련 콘텐츠는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미국 스타트업인 임바디드(Embodied)는 어린이의 사회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을 돕는 소셜로봇 '목시(Moxie)‘를 출품했다. 목시는 5~10세의 아동들이 사회적 및 감성적 스킬을 향상시켜 주는 제품으로, 아이들에게 매주 특정한 주제와 미션에 관한 과제를 주어 로봇과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2020년 100대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일본의 유카이공학은 털이 복슬복슬한 테라피 로봇의 새로운 버전인 ‘쁘띠 쿠보(Petit Qoobo)’를 들고나온다. 기존 버전보다 작은 제품으로 쓰다듬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주변 소리에도 반응한다. 무게는 약 0.6kg이며 충전지를 넣어 8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일본 '뱅가드 인더스트리즈(Vanguard Industries)'도 AI애완 동물 로봇인 '모프린(Moflin)'을 소개한다. 이 로봇은 지난해 9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3238%의 캠페인 목표(목표 금액 20만엔)를 달성하면서 주목받았다. 이 로봇은 마치 애완동물처럼 감정을 표출하는 게 특징이다. ▲ 개인, 전문 서비스 로봇
이번 전시회에는 이들 제품 외에도 다양한 개인, 전문 서비스 로봇들이 등장한다. 한국은 에이치로보틱스가 로봇기술과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원격재활 솔루션 ‘리블레스(Rebless)’를 선보인다. 재활 운동기기와 원격재활 플랫폼이 함께 제공되며, 로봇을 통해 팔꿈치, 손목, 발목 및 무릎 관절에 재활 운동을 제공한다. 또한 의료진과 환자는 앱으로 재활운동의 수행내역과 환자의 건강상태를 데이터로 관리/분석하고 원격으로 재활 운동 부여도 가능하다.
양봉 장비 제조업체인 대성 스마트 하이브는 무인 자동화 양봉 ‘하이브 컨트롤러(HIVE CONTROLLER)’를 내놓는다. 이 자동탈봉기는 양봉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벌통에서 벌집을 인출하면서 외부 적재까지 할 수 있다. 양봉 방식에 맞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이 가능하며, 벌통 안 모든 벌집을 꺼내고 벌을 터는 작업을 1분 안에 마무리할 수 있어 가볍고 빠른 탈봉 작업이 가능하다.
미국 농기계업체인 존 디어(John Deere)는 CES 2021에 로봇 수확기인 X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 로봇은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농부는 로봇에 탑재된 카메라를 이용해 곡물 탱크의 내부를 볼 수 있다. 탱크 내부의 곡물을 관찰함으로써 개별 알갱이까지 수확된 곡물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농업용 로봇은 컴퓨터 비전, 자율주행, 머신 투 머신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갖췄다.
대만의 연구기관인 ITRI(Industrial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는 양팔로봇 시스템(DARS), UVC LED 살균 시스템, 자가학습 배터리관리시스템(SL-BMS) 등을 선보인다. DARS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특별한 도구 없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개인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수영장 청소 로봇이 눈길을 끈다. 미 애리조나주에 있는 ‘피봇 솔라 브리즈(Pivot-Solar Breeze)’는 수영장 청소 로봇인 ‘아리엘(Ariel)’을 내놓는다. 로봇 윗부분에는 한쌍의 방수형 태양전지 패널이 있다. 이 장치는 낮시간(태양이 떠있는 시간) 동안 로봇을 작동한다. 또한 내장형 배터리를 충전해 야간에도 10시간 이상 장치를 작동할 수 있다고 한다. ▲ 자율주행 및 드론
자율주행 분야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IBM의 자율항해 선박 ’마스(MAS, Mayflower Autonomous Ship)‘다. 이 선박은 지난 1620년 영국에서 미국으로 청교도들을 태워 나른 ‘메이플라워(Mayflower)’호에서 이름을 따왔다. IBM의 인공지능 및 에지 컴퓨팅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태양 전지판을 갖춰 태양 에너지로 작동한다. 완전 자율주행 선박으로 선장이나 승무원 없이도 독립적으로 운행이 가능하다. 조류와 기온 모니터링을 포함해 해양동물 보존 및 오염 방지를 위한 해양 데이터 수집 임무를 수행한다. 오는 4월 원조 메이플라워호의 경로를 따라 영국 플리머스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주까지 항해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이번 CES에서 드론을 활용한 주유소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자체 제작한 영상을 통해 ▲드론·로봇을 결합한 편의점 상품 배송 ▲도서지역 드론 배송 ▲전기·수소전기차 충전, 카셰어링, 드론 택시 거점 등으로 활용되는 미래 주유소의 모습을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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