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 나면서 전세계적으로 로봇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살균소독 로봇, 의료용품 배송 로봇, 음식 배달 로봇, 문진 로봇, 간호 로봇 같은 서비스 로봇은 지금과 같은 언택트 상황에서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솔루션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기술 중 하나인 로봇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들과 융합해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산업지형을 창출할 것으로 예측되며, 또 다른 새로운 로봇 시대를 열지도 모른다. 로봇신문은 창간 7주년을 맞아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정책 실무를 담당하면서 국내 로봇 개발 및 보급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원장을 만나 인간-로봇 공존시대에 우리나라 로봇산업이 가야할 길을 물었다. 이번 특별 인터뷰는 지난 달 28일 서울 수서에 위치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사무소에서 진행했다.
Q. 평생을 로봇 분야에 헌신해 오셨는데, 원장님께 ‘로봇’은 어떤 의미인가요? 84년 KAIST 석사때부터 로봇을 연구했으니 벌써 37년 동안 함께 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로봇이란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고, 아마도 나이가 더 들어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로봇 분야를 떠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Q. 로봇을 하면서 가장 보람되었던 순간은?
첫 번째는 1988년에 스카라(SCARA) 로봇을 국내에서 최초로 국산화 및 양산을 해서 LG전자 공장에 설치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연구자지만 기업에도 오래 있었다 보니, 기술의 상용화를 들 수 있습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LS산전 중앙연구소장 할때도 강조했던 이야기지만 기업 연구소는 좋은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팔리는 제품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팔리는 제품, 팔리는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것이 원칙인데 그러한 의미에서 DGIST에 있으면서 기술이전을 많이 했습니다. 로봇 부문 기술이전 누적 액수가 아마 20억은 넘을 것 입니다. 또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출자해 창업도 2개 했는데 그런 일들이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Q. 로봇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한데 로봇기술 가운데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몇 년 전부터 제가 정부나 대내외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 중의 하나가 협동 로봇과 의료 로봇(수술,재활 로봇 포함)은 우리나라가 해 볼만하다는 것 입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이미 표준이 만들어져 있고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우리 기업이나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기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협동 로봇과 의료 로봇, 특히 수술, 재활 로봇은 우리가 10년 전부터 몇 개 나라와 동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국제표준화 작업을 함께 하고 있고 나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들 분야는 우리 기업들이 제품만 준비된다면 글로벌 시장에 나가 충분히 경쟁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최소한 4~5년은 더 갈 것이고, 시장도 분명히 커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협동 로봇이 제조공정에서 사람을 도와 또는 사람과 같은 작업공간에서 일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젠 푸드테크 분야에서 바리스타, 닭튀기는 로봇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협동 로봇 분야는 주목하는 시장입니다.
또 로봇 기본계획에 물류, 돌봄, 웨어러블, 의료 등 4대 서비스 로봇 분야가 있습니다. 의료는 수술 로봇, 웨어러블은 재활까지 포함한 것입니다. 물류는 우리가 물류의 중요성을 택배나 여러가지를 염두에 두고 했지만, 최근 언택트 서비스로 실내배송까지 포함해 라스트마일 배송, 그리고 실내 식당 음식 배달 같은 물류 로봇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의료 로봇은 여러 가지 시대상황이나 사회적 이슈를 보면 기본적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또 하나가 돌봄 로봇인데 몇 년전까지만 해도 로봇산업하면 공급기업의 경쟁력이나 로봇을 활용해 제조공정의 경쟁력만 생각했는데 2년전 부터 저출산 고령화라는 사회적 이슈를 풀어가야 된다는 생각에 돌봄을 넣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당장은 시장이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전 세계의 공통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Q. 로봇 전문가로서 우리 로봇산업의 경쟁력이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은 어떻습니까. 현재 대한민국이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다음으로 5대 제조강국이라고 이야기하는데, 1,2,3,4위까지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4위와 5위의 격차는 큽니다. 앞으로 로봇 기본계획상 5년 후의 목표는 4대 제조강국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로봇을 하나의 시스템 또는 서비스를 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봅니다. 로봇으로 인해 서비스 차별화는 가능하겠지만 로봇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우리나라가 로봇을 갖고 시스템 통합을 해야 하는데 이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너무 취약합니다. 자동화 시스템 기업들은 영세하지만 많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로봇까지 장착해 어떤 서비스 시스템, 플랫폼을 꾸미는 업체는 거의 없다보니 취약합니다. 또 우리가 제조공정이나 복잡한 시스템을 꾸미려면 공정을 설계하는 툴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분야도 취약합니다. 독일 로봇기업 쿠카나 ABB는 그런 툴들을 모두 공급하는데 우리는 그런 기업이 없습니다. 소프트웨어적인 툴도 모두 의존해야 되고, 시스템 통합할 수 있는 역량있는 기업도 없고, 인력도 부족해 굉장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수요 중심, 서비스 중심으로 가려면 부품이나 로봇 제품은 저렴한 것으로 구매해 사용하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무엇을 가져다 꾸며 부가가치를 높혀 비즈니스하는 것을 잘 하는데 이 부분이 상당히 취약합니다. Q. 중국, 미국, 일본 등이 로봇산업 육성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우리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할까요? 이 부분과 관련해 정부의 큰 방향은 로봇기본계획에 모두 담아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동 로봇은 중소제조공정에 적합하도록 만들어 진 것인 만큼 많이 쓰게 하기 위해 실행 계획으로 108개 공정에 대한 표준공정모델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이미 14개를 시범적으로 개발해 금년 6월부터 보급 실증사업에 들어갔고, 금년에도 23개 공정을 개발해 5년 동안 108개를 만들어 공정마다 10개 기업씩 1080개 기업에 7대의 로봇을 사용하는 것으로 해 약 8000대의 로봇을 보급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돌봄, 물류, 의료, 웨어러블 등 4대 서비스 로봇을 1만대 보급 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것을 추진하면서 제일 큰 이슈가 규제입니다. 현재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의료 로봇의 적정수가와 돌봄 로봇의 품목지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품목지정을 받아야 정부에서 보조금을 줄수 있고, 적정수가가 되어야 병원에서 로봇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4대 서비스 로봇 시장도 키워가고 새로운 시장도 만들고 기업의 경쟁력도 키워가기 위해서 규제 개선, 규제 발굴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태계가 있는데 여기에는 부품, 소프트웨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테스트베드 활성화 계획도 있고, 지난 4월에는 소재부품전문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을 발표했는데 이런것들이 로봇산업과 직결된 정부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로봇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로봇 전공자들도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는 실정인데 로봇산업에 우수한 인재를 끌어 들일 수 있는 묘책은 없는 것일까요? 국내 로봇산업 구조를 보면 97~98%가 매출 100억 미만의 중소기업이다 보니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대전에 있는 한 중소 로봇기업을 방문했었는데 카이스트 출신 고급인력,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15명이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해 물어보았더니 모두 회사 지분을 나누어 주었고, 출퇴근 시간 제한없이 스스로 알아서 자기 목표만 하면 되고, 복지 처우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로봇기업들이 지금 우수한 인력이 없다, 우수한 인력이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 로봇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끌어 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나 한번쯤은 되돌아 봐야 합니다.
또 우리가 꼭 학생들에게만 의존해야 하느냐의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다르게 대학교수 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들의 이동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대학교수나 정부출연 연구원들이 자기 연구결과를 가지고 원하면 별도 창업할 수도 있지만, 그 기술을 가지고 어느 기업에 가서 3년간 상용화하고 오겠다고 하면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인정해 주는 방법도 한번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정부가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실제 로봇산업 관련 정책의 비중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국내 로봇산업계의 정책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국내 로봇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까요?
정부의 5대 육성산업에 로봇산업이 들어 가기에는 아직은 규모 면에서 부족한 면도 있고,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는 약방의 감초처럼 어느 산업에 녹아 들어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로봇도 이제는 서비스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로봇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언택트 사회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물류 로봇을 통한 언택트 서비스, 돌봄도 언택트 서비스 하려면 로봇이 많이 활용되어야 하고 제조현장도 감염자가 발생하면 공장이 셧다운되어야 하기 때문에 중요 공정은 결국 로봇으로 구축할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만 앞으로 작업공간도 작업장 거리두기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로봇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로봇산업이 너무 떠들썩하게 가기 보다는 정부 정책 기조를 따르면서 사회적 이슈도 풀어가고, 산업의 경쟁력도 키워가면 도약의 기회가 올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기존에는 로봇을 제한된 영역에서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었지만 많은 곳에서 로봇 사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진흥원이 서울의료원에 3종류의 로봇을 설치, 운영해 보았는데 처음에는 거부감이 많았습니다. 로봇을 다룰 사람도 없고, 로봇을 활용해 서비스 할 것도 없고, 또 감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라 다른데 정신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한달쯤 지나 한 매체에 소개된 그곳 관계자 인터뷰 기사를 보니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로봇을 준비해 놓아야 되겠다, 의료인들만 아니라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굉장히 로봇이 도움이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앞으로 언택트가 의료현장도 필요하지만 물류, 실외배송, 실내 배달 부분에서도 수요가 늘어 날 것입니다.
감염병 발생시 대응 3단계가 있는데 1단계가 예방보호, 2단계는 응급대응, 3단계가 치료복구입니다. 우리가 서울의료원에 한 것을 예로들면 예방보호 단계는 건물에 들어가면서 손세정제 바르는 것,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감지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응급대응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가서 옷 입히고 실어 나르는 것입니다. 입원실의 의료 폐기물 또는 환자가 입었던 옷을 예전에는 일하는 사람들이 바구니 들고 다녔는데 그것을 물류로봇이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살균소독 로봇이 병실이나 폐기물 현장, 건물 전체에 필요에 따라 자율주행 또는 리모컨을 이용해 소독하고 있습니다. 이게 부분적으로 지금 우리가 의료원에 쓰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 전에는 전혀 로봇을 사용할 생각을 안했습니다. 코로나 감염병으로 새로운 게 생긴겁니다. 일상가정에서도 배달용 물류 로봇, 제조현장은 셧다운 방지를 위해 중요 공정일수록 로봇을 활용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로봇산업 전망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또 언론에서도 전세계적으로 로봇의 활약상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 위상이 굉장히 높아져서 수출길도 좀 더 쉽게 뚤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K-방역처럼 K-로봇을 브랜드 해서 K-로봇하면 성능뿐만 아니라 위생적이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Q.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국내 로봇업체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봇산업계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진흥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코로나19를 맞아 진흥원이 기업들 설문조사를 했는데 해외로 나가고 들어오는 물류가 막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국내 시장뿐인데, 국내는 제조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아 당분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기업들이 어려울 때 준비해 놓으면 기회가 오듯 정부의 보급실증사업을 적극 활용해 내실을 다졌으면 합니다. 로봇을 가지고 시스템을 꾸미고 서비스를 해서 국내에서 레퍼런스를 쌓으며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로봇을 판매하려면 안전인증, 의료쪽은 의료관련 인증을 받아야 되는데 그러한 작업도 이런 기회에 해 놓는 다면 좋은 기회가 올 것입니다.
제조공정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 협동 로봇은 국제표준이 현재 공통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산업용 로봇에 대한 안전기준은 ISO 10218-1, 산업용 로봇시스템에 대한 안전기준은 ISO 10218-2를 근간으로 해서 현재 진흥원이 인증을 해주고 있는데 비용도 아주 저렴하고 기간도 짧습니다. 협동로봇 인증은 한국로봇사용자협회를 지정해 그곳에서 인증을 해 줄 것입니다. 다만 서비스 로봇 같은 경우 분야마다 다른데 의료쪽은 식약처에서 인허가 과정부터 임상까지를 거쳐야 되는데 수술, 재활 로봇 같은 경우 비용, 시간이 길어 기업들 한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재활로봇 적정수가 작업이 끝나면 인허가 기간과 비용 줄이는 문제를 다루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의 탄탄한 정보통신 인프라가 코로나19 극복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재난이 도래한다면 로봇산업계도 재난 극복에 기여를 해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로봇산업계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또 서울의료원에 로봇을 설치해보고 느낀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3단계 예방보호, 응급대응, 치료복구 단계에서 로봇을 어떻게 서비스 할 수 있는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있을까를 기업들이 고민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외국산 제품의 강점이 저렴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플랫폼도 잘 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센서를 추가하면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가 다 되어 있고,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진행하면서 규제가 뭐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정부나 진흥원과 상의를 해 주면 우리도 규제지원 혁신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니 열심히 지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진흥원이 20개 정도 규제를 발굴했습니다.
Q. 로봇은 사람들이 하기를 꺼려하는 일들을 대신해주는 존재라는 인식도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존재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갈등을 해소하면서 로봇을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선 우리 사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로봇이 적용되는 영역마다 인식을 바꿔주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일예로 이번에 서울의료원도 그랬듯이 처음에는 무조건 로봇하면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는데 작게는 실증사업을 통해 적용하면서 인식을 바꿔 나가야 합니다.
보람있었던 일이라면 3가지 정도 말씀드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로봇산업을 키우려면 분위기 조성도 해야되고 정부정책도 이끌어 내야 하는데 첫째는 2018년도에 로봇산업진흥원이 법에 근거해 설립되었기 때문에 10년 연장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 제일 보람있던 일 같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를 하면서 대통령을 모시고 했다는 것 입니다. 로봇만을 주제로 열린 국내 최초의 행사였습니다. 세번째는 협동 로봇 설치 작업장 안전 인증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2018년 1호 인증을 시작으로 2019년에 41개, 금년에는 지금까지 42개를 했는데 연말까지 100개 이상 할 예정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고용노동부가 관장하고 있는데 2018년에 고용노동부에서 협동로봇 관련해 국제공인인증을 줄 수 있는 기관에서 국제표준을 근거로 작업장 안전인증을 받아야만 인정해 주겠다고 하는데 국제공인을 줄 수 있는 인증기관이 우리나라에는 없고 모두 해외에서 들여와야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과거 경험을 보면 해외에서 인증을 받으려면 기간도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되고 사람도 3명 이상이 있어야 되며 비용도 수 천 만원이 들어가야 합니다. 로봇산업진흥원이 산업을 키우는 입장에서 그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 싶어 진흥원에서 국제표준에 근거해 인증 가이드를 만들어 안전인증을 해 주게 된 것이 오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사고 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만류했지만 제가 책임지겠다고 한번 해보자고 해서 시작되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중소제조 공정에서 로봇을 많이 활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하는 로봇활용 제조혁신지원사업을 진흥원이 4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경쟁률이 높아 원하는 만큼 도와주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비 부족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작년에는 추경까지 반영해서 사업비가 늘어 났는데 올해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작년보다 사업비가 줄어 들었습니다. 현재 추경 작업을 하고 있지만 제조혁신을 이룩하겠다, 로봇산업을 키우겠다는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아쉽습니다.
또 하나는 SI 기업들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로봇 공급을 공급기업 중심에서 수요 기업 중심으로 비중을 바꾸려면 SI기업 육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국로봇산업협회에 SI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해서 협의회가 출범은 했는데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해 아쉽습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 로봇산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로봇 공급기업, SI 기업들이 이제는 로봇 자체만 염두에 둘게 아니라 항상 자기가 로봇 사업을 하면 어떤 서비스에 사용할 로봇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로봇을 내놓지 않으면 가격 문제, 또 안전이나 인증을 받으려면 규제에 걸려 개조를 해야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항상 서비스를 중심으로 내 로봇은 어떤 곳에 쓸건지 미리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공급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처음부터 시장을 공략할때 로봇을 저렴하면서도 서비스를 꾸미기 쉽도록 서비스 중심으로 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R&D 관련 이야기인데 R&D 결과가 나오면 최소한 그 이듬해에는 실증사업으로 들어 올수 있는 R&D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소 30%는 들어 왔으면 좋겠는데 작년, 금년에 확인해 보니 1건 밖에 실증사업으로 들어 온 곳이 없었습니다. R&D 결과물이 시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품,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연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1960년 제주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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