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GIST, 사람처럼 물체 다루는 AI 양팔 로봇 집기 기술 개발

로봇신문사 2026. 4. 9. 16:22

▲실제 환경 평가를 위한 실험 구성 및 파지 동작 과정. 실제 환경에서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로봇 실험 환경(왼쪽)을 구축하고, 다양한 형상의 물체를 대상으로 파지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물체를 파지한 후 들어 올리는 조작 과정에서도 생성된 파지 자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확인했다(오른쪽). (사진=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AI융합학과 이규빈 교수 연구팀이 사람처럼 두 팔을 함께 움직여 균형을 잡고 물체를 안정적으로 집어 조작할 수 있는 ‘AI 양팔 로봇 파지(grasp, 집기)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술은 로봇이 물체를 잡을 때 두 팔의 움직임이 서로 충돌하거나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기는 불안정성을 스스로 학습해 해결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으로, 향후 사람과 유사하게 상체를 활용해 물체를 조작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물류·제조·의료 등 다양한 산업의 실제 환경에서 물리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두 팔을 이용해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고 다루는 ‘양팔 로봇(Dual Arm Robot)’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가구처럼 크거나 무거운 물체는 한 팔로는 다루기 어려워, 두 팔이 협력해 안정적으로 파지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양팔 파지는 팔의 위치·방향·힘을 모두 고려해야 해 경우의 수가 많고, 두 팔이 서로 부딪히지 않으면서 물체에 가해지는 힘을 균형 있게 분산해야 하는 등 훨씬 복잡한 제어가 필요하다.

기존 연구들은 양팔의 동작을 각각 계산한 뒤 나중에 조합하는 방식이어서, 두 팔의 협력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해 움직임이 충돌하거나 힘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문제가 발생해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인 양팔 협동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팔을 처음부터 하나의 시스템처럼 동시에 고려하는 AI 모델 ‘양팔 파지 로봇 시스템(BiGraspFormer)’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입력부터 결과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처리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으로, 별도의 단계 나누기 없이 두 팔의 협동을 한 번에 학습한다.

이 시스템은 사람이 물건을 집는 과정을 닮은 세 단계로 작동한다.

먼저 카메라를 이용해 목표물을 수많은 점으로 이루어진 포인트클라우드(Point Cloud) 형태로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형상과 표면 구조를 동시에 분석한다. 이는 사람이 물건을 집기 전 눈으로 어디를 잡을지 판단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다음으로 한쪽 팔 기준에서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위치를 먼저 찾은 뒤, 이를 ‘길잡이’로 삼아 두 팔이 함께 잡을 수 있는 조합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내는데, 이 과정은 복잡한 경우의 수를 크게 줄여 빠른 계산을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두 팔이 서로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물체에 가해지는 힘이 균형을 이루는 최적의 조합을 선택해, 가장 안정적인 파지 자세를 결정한다.

연구팀은 가상 환경 실험(시뮬레이션)과 실제 로봇 실험을 통해 기술의 성능을 검증했다.

의자, 선반, 수납함 등 다양한 형태의 물체 100개를 활용한 가상 실험에서 89.67%의 파지 성공률을 기록해 기존 기술보다 약 18%p 향상된 성능을 보였다.

외부에서 충격을 가하는 조건에서도 기존 기술보다 약 23%p 향상된 59.72%의 성공률을 유지해, 실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뒷줄 왼쪽부터) 노상준 박사과정생, 이상범 석박통합과정생, 이규빈 교수, (앞줄 왼쪽부터) 이건협 박사과정생, 김강민 박사과정생 (우측 상단) 백승혁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 (사진=GIST)

연구팀은 가상 환경에서 학습한 AI 모델을 실제 로봇에 추가 학습 없이 적용했음에도, 무거운 계단형 구조물부터 불규칙한 형태의 의자까지 실제 환경의 다양한 물체를 대상으로 평균 88% 이상의 파지 성공률을 달성해 현장 적용 가능성과 범용성,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규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로봇의 두 팔 협동을 하나의 통합된 방식으로 학습시켜 별도의 추가 학습 없이도 가상 환경에서 실제 로봇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최초의 통합형 양팔 파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대형 가구 운반, 물류 창고 자동화, 제조 현장의 중량물 조립 등 기존의 단일 팔 로봇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다양한 분야에서 양팔 로봇의 실용화를 한 단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GIST AI융합학과 이규빈 교수가 지도하고 김강민 박사과정생(제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지능형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오픈 시뮬레이터 핵심 기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오는 6월 1일부터 5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로봇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대회 ‘ICRA 2026’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 서버 ‘arXiv’에 2025년 9월 23일 사전 공개된 바 있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가 학술적 의의와 함께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실(hgmoon@gist.ac.kr)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지호 기자 jhochoi51@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