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주관한 ’비대면 경제 로봇 기술과 표준 국제포럼‘이 12일 밀레니엄 힐튼 호텔 서울에서 한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중국 등 로봇 분야 선진 6개국 45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열려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포럼은 산업부가 지난 9월 29일 발표한 ‘비대면 경제 표준화 전략’의 후속 조치로, 산업현장과 일반 사업장에서 활용 가능한 배송·돌봄·안내 등 서비스로봇의 안전 및 성능분야 표준화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초청 대상자만 참석한 이번 행사는 입장할 때 마스크 착용 및 발열체크를 하는 등 방역체계를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이번 포럼에는 이승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을 비롯해, 김환근 로봇산업협회 상근 부회장, 김지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 티로보틱스 박현섭 부사장, 유버 강용훈 대표, 김선욱 LG전자 책임 연구원, 문승빈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이순걸 경희대 기계공학과 교수, 곽관웅 세종대 기계공학과 교수, 독일 필츠(Pilz)의 '토마스 필츠(Thomas Pilz)' 대표, 유비텍로보틱스(UBTech Robotics) '지에 위엔(Jie Yuan)',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유럽(softbank robotics europe) '알리 귀예메(Alix Guillemet)',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 '토리셀리 디에고(Torricelli Diego)', 런던사우스 뱅크대(London South Bank University) '오스만 토키(Osman Tokhi)' 등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 45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종대 문승빈 교수가 개회사를, 이승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축사자로 연단에 섰다.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축사를 통해 “코로나 19 장기화로 세계 경기침체는 물론 사람 간 접촉이 최소화되는 비대면 경제 활동이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런 비대면 경제의 구현에 핵심 솔루션으로 로봇이 최근 각광받으면서 로봇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19 상황으로 각국의 표준화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지난 2월 서비스 로봇 국제표준화 회의를 개최하고, 로봇 모듈화 국제 표준 개발을 주도하는 등 왕성한 표준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지난 8월 의료용 재활 로봇의 국제 표준을 제안했고, 우리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될 비대면 안내로봇에 대한 국가표준이 연내 발간을 앞두고 있는 등 괄목할 성과를 하나씩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29일 ‘비대면 경제 표준안 전략’을 발표해 앞으로 배송, 의료, 돌봄, 웨어러블, 서비스 로봇 등 비대면 경제 구현 기술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배송로봇, 탑승로봇,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성능과 안전이 보장된 제품이 시장에 조기에 출시될 수 있도록 국가표준을 마련하고 국제표준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말에는 로봇산업의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로봇산업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발굴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 축사에 이어 독일, 영국 등 5개국 해외 연사가 해외로봇 기술 및 표준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ISO TC299/WG2(Service Robot Safety, 서비스 로봇 안전) 컨비너를 맡고 있는 영국의 오스만 토키(Osman Tokhi)는 다양한 서비스로봇의 출현으로 서비스로봇 안전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ISO13482 표준이 이동형 도우미 로봇, 신체보조로봇, 탑승로봇 등에 적용될 것이라 강조하면서 표준의 실제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프랑스 '알리 귀예메(Alix Guillemet)'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교감형 서비스 로봇인 ‘페퍼’가 아이들에게 감염병 예방 수칙을 교육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페퍼'는 팬데믹 상황에서 병원을 방문할 수 없는 가족들에게 병원에 있는 환자의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전달하고, 의료진을 대신하여 원격으로 혈압 데이터를 수집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중국의 서비스로봇 전문기업인 유비텍의 '지에 위엔(Jie Yuan)'은 전염병 예방을 위해 우한의 도심과 병원에 투입된 방역로봇, 안내로봇에 대해 소개했고 로봇의 활용 확대를 위해서 로봇 관리·관제시스템 표준개발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해외동향 발표에 이어, 국내에서는 LG전자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비대면 상황의 시장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서비스로봇 기술개발과 표준개발의 사례를 발표했다.
LG전자는 현재 일반 식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클로이 셰프로봇, 서빙로봇의 사례를 소개하고, 실내배송로봇의 안전성 평가에 대한 국제표준안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국제표준(ISO13482) 기반 표준인증 인프라 구축 계획과 더불어 실외자율주행로봇 안전성 평가에 대한 표준을 개발하여 실외주행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전문가들이 코로나 19시대에 로봇 기술 확대를 위해 어떤 기술을 극복하고 확보해야 하는지, 또 기술 표준의 역할은 무엇인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티로보틱스 박현섭 부사장은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가 발생했을 때 미국은 소독과 원격 치료와 같은 ‘치료’, 오염물 처리 및 배달과 같은 ‘물류’, 마지막으로 ‘감시’를 로봇의 기능으로 정의했다”며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셧다운으로 모든 것이 멈추게 되자 네 번째로 '노동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이 로봇에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강용훈 유버 대표는 “로봇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수요가 확산되지 않는 것 같다며 로봇 공급사나 제조사가 가격 경쟁을 높이는 노력과 부가가치가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이동식 모바일 로봇과 협동 로봇이 일체화 된 곳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도 아직 안정성에 대한 이슈가 많이 남아있는데 상품까지 같이 이동한다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인증이 시급하다”며 “또 인증부분에 있어 사람이 있는 공간과 사람이 없는 공간을 나누어 표준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로봇산업협회 조영훈 이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원격교육과 원격의료라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원격교육 등과 관련해서 표준규격을 만들고 표준 포럼을 중심으로 KS표준 등을 만들고 확대할 수 있다면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김지한 선임은 “비대면 상황을 위해서는 로봇 가성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ROI(투자회수율)가 빠르다면 그만큼 로봇계에 확산도 빨라질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모듈러리티 부분의 국제 표준화가 선제적으로 이뤄진다면 서비스 및 제조업용 로봇의 가성비를 비약적으로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고 했다.
LG전자 김선욱 책임은 “로봇 제품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부품에 대한 인프라가 구축되야 한다”며 “이를 위해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번 포럼에서 논의한 내용을 반영해 2023년까지 이동형 협동로봇(모바일 매니퓰레이터), 웨어러블 로봇, 물류 로봇 등 비대면 서비스로봇 구현 기술 분야에서 8종의 국제표준을 제안할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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