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후위기와 청색기술

로봇신문사 2021. 8. 24. 08:42

로봇신문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23일 오후 코엑스에서 '제4차 로봇+(플러스) 세미나'를 개최했다.

23일 열린 세미나는 사단법인 두루 지현영 변호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이 선택할 생존전략 ‘ESG’,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ESG 청색기술포럼 대표)이 ‘기후위기와 청색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세미나는 로봇신문 유튜브 채널인 로봇플러스TV(https://www.youtube.com/channel/UCYHL3zWm_PXpdzwyq1uG91g)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의 강연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기후위기와 청색기술(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소장 겸 ESG 청색기술포럼 대표)

‘프로젝트 드로다운(Project DrawDown)’은 기후 변화에 대해 체계적인 대책을 담고 있다. 드로다운이란 기상용어로, 온실가스가 최고로 갔다가 떨어지는 시점을 의미한다. 프로젝트 드로다운은 2050년까지 탄소를 줄이는 100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 가운데 ‘톱25’를 살펴보면 냉장고의 냉매, 풍력, 음식물 쓰레기, 태양 에너지, 재생 농업 등 분야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잘 관리하면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런 내용에 관해 발표한 기관이 바로 ‘생물모방연구소(Biomimicry Institute)’다. 생물모방연구소의 재닌 베니어스는 1997년 출간한 ‘생물모방’에서 생물은 화석 연료를 고갈시키지 않고 지구를 오염시키지도 않는다며 자연을 모방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녀는 나뭇잎을 모방한 태양전지, 조개를 모방한 깨지지 않는 세라믹처럼 자연은 우리에게 모델이 된다고 강조했다.

청색기술은 자연을 모방한 기술이면서 동시에 혁신성장에도 중요한 기술이다. 군터 파울리는 2010년 출간한 ‘청색경제’에서 10년내 100개의 자연 모방 혁신 기술로 1억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5년에는 ‘청색경제 버전 2.0’을 통해 200개 프로젝트에서 3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청색기술에 대해 무관심했다. '녹색기술'이 환경오염 뒤 사후 처리적인 대응이라고 한다면, '청색기술'은 환경오염 물질 발생 이전에 원칙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말한다. 청색기술을 활용하면 탄소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 청색은 구름과 바다의 색이고 지구의 색깔이기도 하다.

▲청색기술 분야

청색기술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의 융합이다. 청색기술은 생물영감과 생물모방 기술을 모은 것이라고 할수 있는데, 대표적인 청색기술이 바로 ‘나노’ 기술이다. 나노 기술을 활용하면 분자 수준까지 자연을 모방할 수 있다. 자연을 본떠 만든 물질, 생물을 모방하는 로봇, 집단 지능, 재생 에너지들이 모두 청색기술이다. 로봇도 생명체를 흉내낸 것이다.

앞으로 활용 가능한 청색기술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본다면 모든 물방울 속에 사는 미생물인 완보동물(물곰)은 극한환경에서도 생존하는데, 특수 물질(sugar)을 분비해 120년 생존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냉장고 없이 백신을 포장하는 기술이 가능해질 것이다.

얼룩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면 에너지 절약 건물의 건축도 가능하다. 얼룩말은 흰줄 무늬와 검은 줄무늬의 상호작용으로 표면 온도가 내려간다. 스웨덴의 건축가는 건물에 흰색과 검은색을 함께 칠해 표면 온도를 조절했다.

서울대 남기태 교수는 인공광합성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태양 빛을 이용해 광합성 실로 만든 옷, 광합성 벽지 등의 개발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2030년 인공광합성 기술의 상용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을 생각하면 흔히 IT기술만 생각하는데, 청색기술 스타트업도 많이 생기고 있다. 일본의 스파이버(Spiber), 미국의 샤클렛 테크놀로지,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테라피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파이버는 거미줄을 만드는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첫 출시한 인공 거미줄을 활용해 아웃도어 제품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샤클렛은 상어 피부의 비늘을 모방한 필름을 만들고 있는데, 감염 방지용 필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노테라피는 생물모방 의료소재(지혈제)를 공급하고 있다.

청색기술은 순환경제에도 중요하다. 커피 원두를 예로들면 원두의 0.2%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홍콩 중문대 연구진은 버려진 커피 쓰레기로 버섯을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사례에서 볼수 있는 것 처럼 청색기술에서 순환경제로 가야 한다.

국내에선 청색기술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지난 2015년 경산시에서 처음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은 경상북도의 2030 신경북형 미래기술에 청색기술이 포함됐으며, 전라남도도 청색기술에 관한 공동연구 협약을 맺어 연구를 진행했다. 작년에는 국회에서 청색기술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는데 앞으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기를 바란다. 현대자동차도 청색기술에 관한 50개 사례집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청색기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청색기술의 시장규모에 관한 KBS의 보도

청색기술 시장은 지난 2016년 43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1조 6천억 달러 규모로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다. 청색기술은 순환경제를 실현하고, 혁신성장의 동력으로 제조업 르네상스를 가져올 것이다. 앞으로 ESG 경영을 통해 저탄소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또한 나노기술, 생태건축, 스마트 청색 도시 등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특히 교육이 중요한데, 지속가능 발전교육과 생태전환 교육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청색기술, ESG경영, 저탄소산업 생태계를 통해 자연-기술-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발전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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