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업체, ‘코로나 환자용 인공호흡기가 로봇생산보다 더 중요’

로봇신문사 2020. 4. 3. 09:49


미국의 신생 로봇 스타트업들이 미국의 코로나19의 급 확산세와 이에 따른 인공호흡기 부족을 알고는 팔걷고 생산에 나섰다. 사진은 이를 위한 호흡기프로젝트. 사진=벤틸레이터 프로젝트

미국이 총체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난국을 맞자 두 신생 로봇업체가 본업인 로봇사업보다도 사람을 살리는 인공호흡기 개발·생산·보급에 힘쓰고 있어 화제다.

‘더로봇리포트’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두 로봇스타트업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맞아 로봇라인을 전환해 직접 인공호흡기 프로젝트를 만들게 된 배경과 증산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또 매사추세츠공대(MIT)와 GE·포드 같은 자동차 회사의 노력도 함께 소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계속해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유행병은 의료 종사자용 개인 보호 장비는 물론 환자용 인공호흡기 등에 대한 극심한 공급 부족을 가져왔다. 특히 인공호흡기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와 기저질환이 있는 6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이들은 종종 심한 호흡기 질환을 앓는다. 기계식 인공호흡기는 환자의 폐에 액체가 가득 찰 때 생명을 구해주는 도구다. 액체는 폐가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기 어렵게 된다.

미국 코로나19 확산 위기의 진원지인 뉴욕의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인공호흡기의 부족에 가장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약 2주 후 뉴욕주를 강타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 위기에 대응해 최소 3만대의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시간에 뉴욕은 7000개의 추가 인공호흡기를 확보했지만, 이 가운데 연방정부에서 온 것은 400개에 불과했다.

MIT 연구원들은 저가 인공호흡기 생산을 위한 오픈소스 디자인을 곧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보스턴에 본사를 둔 매스로보틱스(MassRobotics)의 두 로봇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인공호흡기 부족 사태에 대응해 자사의 로봇 생산작업을 잠시 중단했다. 지난 24일 GE헬스케어와 포드 자동차는 자동차생산라인을 인공호흡기를 증산하기 위한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인공호흡기(벤틸레이터) 프로젝트

꽃꽂이 로봇 제조사인 플로라봇(FloraBot)의 설립자인 알렉스 프로스트와 누수감지로봇 제조사인 워터타워 로보틱스(Watertower Robotics)의 설립자인 타일러 맨텔은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저비용 인공호흡기 개발 비영리 단체인 ‘인공호흡기 프로젝트(The Ventilator Project)’를 시작했다. 추정에 따르면 기존 인공호흡기 1대의 가격은 약 4만 달러(약 4924만원)다.

맨텔은 그의 팀을 통해 1000~2000달러(약 123만~246만원) 가격대의 인공호흡기를 빠르게 시제품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비유는 자동차”라면서 “롤스로이스는 놀라운 차들을 몇 대 가지고 있다. 운전할 때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당신은 또한 당신이 가야 할 곳으로 데려다 주는 훨씬 값싼 차를 살 수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인공호흡기는 어떤 유형의 환자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환자들 전용 인공호흡기를 만들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가격을 벗겨내고 필수기능만 제공하는 제품을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누수감지로봇 제조사인 워터타워 로보틱스가 코로나19사태로 공급부족에 빠진 인공호흡기 제조를 위해 앞장섰다. (사진=워터타워 로보틱스)

맨텔은 인공호흡기 설계에 대해 별로 공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호흡기 프로젝트가 인공호흡기 설계에 대해 의사 그룹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텔은 인공호흡기가 비상 승인 절차에 따라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될 것이고, FDA승인이 나면 인공호흡기 프로젝트는 30일 이내에 생산을 시작한다.

맨텔은 첫 달 안에 1000개의 인공호흡기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후 우리는 전 세계 60만대의 인공호흡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생산량을 늘린다. 의료기기 분야의 주요 제조업체와 계약, 활용도가 낮은 설비를 이용해 호흡기를 쏟아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가 힘을 합치다.

이 인공호흡기 프로젝트는 지난 20일에 공식 결성됐다. 매스로보틱스는 인공호흡기 생산을 위해 4만평방 피트 규모의 제조시설 공간 가운데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모두 ‘인공호흡기 프로젝트’에 기증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워터타워로보틱스는 수도관을 점검하는 로봇을 만들어 왔다. 최근 인공호흡기 프로젝트에 신경쓰느라 회사의 성장은 둔화됐다.

톰 라이든 매스로보틱스의 전무이사는 “우리는 이러한 혁신자들이 그들의 기술과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집단이 빠른 저비용 해법을 내놓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경험과 전문지식을 서로 공유하는 놀라운 혁신자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 우리 창업자들이 서로 협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 창업자들이 서로 모이는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 우리는 정말 가족같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빨리 성장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로봇으로 세상을 돕는다.

현재 전세계의 많은 회사들이 그러하듯이, 워터타워 로보틱스의 상황은 둔화됐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수도관 점검용 로봇을 만들어 오고 있다. 이 회사의 목표는 날로 악화되는 수도관의 누수를 약 20% 가량 줄이는 것이다. 이 스타트업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이매진 H2O의 어반 워터 챌린지(Imagine H2O’s Urban Water Challenge)’에서 우승한 세 회사 중 하나다. 게다가 베트남에 누수 점검 로봇을 공급하기 위한 펀딩 지원도 받았다.

맨텔은 “로봇을 이용해 긍정적인 방식으로 삶에 영향을 주고 싶다. 워터타워 로보틱스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위한 물을 찾는다. 세상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게 신난다”고 말했다.

인공호흡기 프로젝트(Ventilator Project)는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를 설정해 시제품 제작 및 테스트 목적의 자금을 조달한다.

이성원  sungwonly0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