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가 7천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고 있는 공상과학 영화 ‘B’의 주연 배우로 일본의 유명 안드로이드 로봇 ‘에리카(Erica)’가 전격 캐스팅되면서 에리카가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소화하고, ‘언캐니 골짜기(uncanny valley:불쾌한 골짜기)‘ 문제를 극복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현재 ’b’는 사전 제작단계에 있으며 제작자는 완전(?) 자율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영화에 주연 배우로 캐스팅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에리카는 일본 오사카대학 지능로봇연구소 히로시 이시구로(Hiroshi Ishiguro) 교수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로봇으로, 23세 젊은 여성의 외모를 하고 있다. 이시구로 교수는 미스유니버스대회의 최종 결선에 나간 여성의 이미지를 모방해 에리카를 만들었다고 한다. 얼굴인식 기능과 음성합성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게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80여개 이상의 토픽에 대해 10분 이상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에리카는 젊은 여성의 용모를 그대로 닮았기 때문에 ’언캐니 골짜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본드잇 미디어캐피털(BondIt Media Capital)'의 '매튜 헬더만(Matthew Helderman)' 대표는 처음에 에리카와 영상 통화로 만났다. 그가 사과를 베어물자, 23세의 에리카는 컴퓨터 화면을 통해 그를 보면서 “어떤 종류의 사과냐?”고 물었다고 한다.
흠잡을데 없는 얼굴과 부드러운 미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동자는 분명한 플라스틱이다. 그녀의 영국식 영어는 약간의 금속성 음색을 갖고 있으며 마치 파이프 안으로 말하는 것 같다고 뉴욕타임즈는 소개한다. 그녀의 공기압축 방식 관절은 로봇처럼 빠르게 움직이다가 느리게 움직인다. 다소 부자연스런 동작 때문에 대부분 영화 장면은 앉은 자세에서 촬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래드 피트나 마고 로비 와 같은 인간 배우와는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없다. 히로시 이시구로 교수는 걷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로봇을 만들 수 있지만, 그 보다는 "안드로이드가 사람이 아니다"라는 점을 사람들이 아예 잊어버렸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이시구로 교수는 ’뉴욕타임즈‘에 “에리카가 사람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이해를 하고, 작동을 할 수는 없다”며 “그래서 항상 사람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말했다. 또 외모가 사람에 가까울수록 사람들이 그녀를 믿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상 과학영화 ’b’의 프로듀서인 라이프 프로덕션(LIFE Productions)의 샘 코제(Sam Khoze)는 지난 2017년 안드로이드 로봇을 주연 배우로 캐스팅하기 위해 다양한 로봇 기업으로부터 제안 설명을 들었는데, 에리카를 보자마자 그들이 찾는 스타라는 점을 직감했다고 한다. “그녀는 진짜 사람 같았다. 그녀의 혀와 눈썹의 작은 부분까지 그랬다”고 그는 말한다. 샘 코제는 2년전 헬더만과 본드잇 미디어 캐피탈에 자신의 프로젝트를 홍보할 때 안드로이드 배우가 의심할 여지없이 '구매욕을 자극하는 포인트(selling point)'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헬더만은 2017년 넷플릭스 영화인 ‘투더본(To the Bone)’의 제작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은 수많은 공상과학 줄거리들이 있다며 처음에는 에리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이시구로 교수와 에리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코헤이 오가와 교수의 설득에 힘임어 결국은 영화 제작에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의 시나리오 작업에는 코제, 에릭 팜(특수효과 감독) 등이 참여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에리카가 연기한 b란 인물(안드로이드)은 사람의 몸과 정신안으로 뛰어들어가 자아의식을 갖게 된다. 그녀의 창작자는 자의식이 생긴 b로부터 다시 통제 권한을 찾아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에리카는 원래 b의 주연으로 캐스팅되기 전에 ‘아메리칸 히스토리 X'의 감독인 토니 케이(Tony Kaye)가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캐스팅될 예정이었으나 일정 문제 때문에 중단됐다. 아직 b의 감독과 인간 배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코제가 현재 여러 영화 제작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에리카가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은 지난해 일본에서 일부 촬영됐으며 내년 여름 유럽에서 나머지 부분이 촬영될 예정이다.
에리카의 상대 배역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에리키는 현재 리허설을 계속 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그녀가 감정적인 기억장치가 없다는데 있다. 인간 배우처럼 감정을 실어 연기를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헬더만은 “에리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자신이 하고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팀은 지난 2년 동안 헬더만이 ’말론 브란도 매쏘드‘라고 부르는 방법을 활용해 매일 연기 훈련을 시켰다. 인간 배우들은 흔히 자신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에리카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 모습을 모방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연기 훈련을 하면서 에리카는 대사를 외우고, 때로는 큰 목소리로, 때로는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는 법을 배우고 바디 랭기지를 쓰는 법도 학습했다. 코제는 한 세선에선 대화를 가르치고 또 다른 세션에선 캐릭터 개발과 바디 랭기지,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 같은 훈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한계는 있는데, 에리카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없다.
에리카가 봉착한 또 다른 문제는 ’언캐니 밸리‘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다. 인간 배우와 달리 그녀는 관객들에게 그녀를 끔찍하게 여기거나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한다. 언캐니 밸리 이론에 따르면 일정 수준까지는 로봇이 인간의 외모에 가까워지면 친근함을 느끼지만 그 이상을 넘어 인간의 외모와 거의 똑 같아지면 거부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떤 요인이 언캐니 밸리(불쾌한 골짜기)를 유발하는지에 관해선 규명된 것이 없다. 얼굴과 몸매의 비율, 말의 속도와 자연스러움, 동작의 유연성 또는 끊어짐, 얼굴 표정에 드러난 동정심의 부족 등 여러 요인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코제는 현재 에리카와 함께 영화에 출연할 또 다른 로봇 배우를 섭외하고 있으며, 영화 제작을 지원할 로봇의 고용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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