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로봇신문 창간 8주년 기념 특별 좌담회] "로봇 리터러시를 높이자"

로봇신문사 2021. 6. 23. 09:04

▲로봇신문 창간 8주년 기념 '로봇산업 혁신적 창업 활성화 전략' 특별 좌담회 참가자들이 로봇 스타트업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푸드앤로봇 조철현 대표, 트위니 천홍석 대표, 로봇신문 고경철 명예기자, 로봇신문 조규남 대표 발행인,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에이딘로보틱스 이윤행 대표, 코가플렉스 이진한 대표, 빅웨이브로보틱스 김민교 대표

로봇신문은 창간 8주년을 맞아 지난 17일 인천지사에서 국내 대표적인 로봇 스타트업 및 투자기업 대표들과 함께 ‘로봇산업 혁신적 창업 활성화 전략’을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카이스트 고경철 연구교수(로봇신문 명예기자)가 국내외 스타트업 현황을 주제로 발제를 하고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에이딘로보틱스 이윤행 대표, 트위니 천홍석 대표, 코가플렉스 이진한 대표, 빅웨이브로보틱스 김민교 대표, 푸드앤로봇 조철현 대표 등이 바람직한 로봇 창업 생태계 구축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펄쳤다. 이날 좌담회에서 도출된 내용을 주요 키워드로 살펴본다.

로봇 리터러시를 높이자

투자 전문기업인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와 국내 대표적인 로봇 스타트업 대표들은 로봇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로봇 리터러시’를 높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로봇 창업이 증가하기 위해선 ‘로봇 리터러시’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나 토스의 김승건 대표는 이공자 전공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음식 배달과 금융 앱 사업에서 성공했다며 이제는 비전공자들도 로봇을 갖고 창업을 하는 게 아무것도 아닌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대표는 로봇 엔지니어들이 로봇 사업의 가능성을 더 줄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도 지적했다. 또 로봇도 모든 산업에서하나의 도구가 될수 있다는 측면에서 범용기술(GPT:General Purpose Technology)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로봇을 범용 기술로 다른 산업 분야에 확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가플렉스 이진한 대표는 문과 출신을 뽑아 프로그래밍을 맡겼는데, 기대 이상으로 성과물이 좋았다며 이공계와 문과를 구분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문계 출신을 적극적으로 로봇 분야에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경철 카이스트 연구 교수 역시 우리는 SF 영화가 성공할수 없는 사회적인 분위기라며 이공계 인력이 로봇산업계에 적극 유입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선 문과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봇 스타트업 ‘롤 모델’ 만들자

스타트업 대표들은 이제 젊은이들이 창업을 예전처럼 꺼리는 분위기가 아니라며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이 비교적 잘 작동되고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다만 스타트업 창업 과정에서 자신이 모델로 삼을만한 롤 모델이 없다는 것은 아쉽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트위니 천홍석 대표는 “요즘에는 창업이 진짜 누구에게나 옵션이 되었다. 취업을 할까 창업을 할까 누구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특히 역량이 있는 사람들은 다 고민을 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가 형성이 됐다”고 했다. 특히 학교마다 창업에 대한 교육이나 학과가 생겼기 때문에 지금은 역량 있는 사람에게는 취업이냐 창업이냐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창업은 옵션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이스트 고경철 연구교수는 “10년 전 동계올림픽 때 김연아 선수가 메달을 따면서 김연아 키드가 생겼다고 하는데 지금은 로봇 업계에 롤 모델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도전 정신을 줄수 있는 로봇 창업 1세대가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딘로보틱스 이윤행 대표는 “창업을 처음 시작할 때 불안감이 좀 있었다. 주변에 창업한 사람도 없었고 롤 모델도 없었는데 만일 주변에 롤 모델이 있었다면 창업을 결정하는 게 좀 더 편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보다 창업이 쉬워지기 위해선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교육하는 것도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로봇신문 창간 8주년 기념 '로봇산업 혁신적 창업 활성화 전략' 특별 좌담회 모습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로봇 스타트업 CEO들은 시장과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판단하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공계 출신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기술에 치중하다 보면 시장의 요구 사항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빅웨이브로보틱스 김민교 대표는 “과거 정부에서 굉장히 많은 투자가 로봇분야에서 이뤄졌고 제품들이 나왔지만 팔릴만한 제품은 별로 없었다”며 “다른 분야와 달리 로봇 쪽은 시장과 거리감이 있다. 다른 제품들은 빨리빨리 피드백이 되면서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반해 로봇 생태계를 보면 SI업체를 통해 제품이 유통되면서 로봇 메이커들이 고객들의 제품에 대한 요구 사항이 무엇이고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잘 파악하지 못해 생기는 거리감이 존재한다. 우리 로봇산업계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많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는 “로봇은 일종의 기능적인 도구”라며 “배달로봇 사업을 한다고 할 때 로봇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배달 생태계가 어떻게 되어 있고, 배달하는 업주와 배달을 받는 유저들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며 시장과 고객 중심의 시각을 강조했다.

천홍석 트위니 대표는 '창업가가 어떤 준비된 사업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시장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중요하다. 기존 경쟁자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파악한 다음에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납득할수 있는 시나리오를 갖고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벤처캐피털(VC)을 만나 피드백을 받아라

최근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은 트위니 천홍석 대표는 가급적 많은 VC들을 만나고 그들과 솔직하게 교류하라고 조언했다. VC들이 시장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그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천 대표는 "로봇업체 중에는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면서 오히려 로봇업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도 "'뻥’을 치는 로봇기업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큰 사업을 하고 있는 로봇기업들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경우를 보게 된다"고 털어놨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VC들이 열심히 공부를 해서 어떤 산업을 끌어내면 그 뒤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 로봇산업은 무릎 정도의 ‘입구’ 정도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정성을 갖고 로봇업계에 투자한 회사의 투자를 받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로봇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하자

로봇 스타트업들은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로봇에 대한 불안한 인식을 없애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행 에이딘로보틱스 대표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기 보다는 공존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로봇에 대한 불안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또 “사람과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인식 개선이 이뤄지면 로봇 분야 창업이 증가하고 로봇 산업도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밖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 미래 세대에 대한 과학 및 로봇 교육, 로봇 해커톤 대회 개최, 로봇 스타트업 모임 활성화, 로봇업계 종사자에 대한 리더십과 팀웍 교육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저작권자 © 로봇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