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 행위 예술가의 '비-하인드' 프로젝트

로봇신문사 2020. 3. 4. 12:58



▲전극 장치 '애누폼' (사진='비-하인드' 이벤트 페이지)


‘대니 플뢰거(Dani Ploeger)’는 네델란드 출신의 행위 예술가다. 위키피디아 설명에 따르면 그의 작품은 테크놀로지, 섹스, 소비 문화 등에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괄약근의 힘(수축 및 이완)으로 로봇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바이스(Vice)'에 따르면 대니 플뢰거는 지난달 예술단체인 V2, 인포아트(In4Art) 등이 주최한 공연 이벤트에서 ‘비-하인드(B-Hind)’라는 행위 예술을 선보였다. 그는 호주 출신 예술가인 스텔락(Stelarc)이 지난 1994년 만든 기괴한 행위 예술에서 영감을 얻어 비-하인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스텔락은 인간의 기능이 외부로 확장되면서 '신체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신체의 공동화란 사람의 신체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점점 사멸되는 것을 의미한다.


스텔락은 지난 1994년 ‘증폭된 신체(Amplified Body)‘라는 공연을 통해 자신의 벗은 몸 여러 곳에 전극을 연결하고 근육의 확장과 수축, 심장의 박동으로 전기적인 신호를 만들어 산업용 로봇, 의료 장비 등을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스텔락의 공연 '증폭된 신체


대니 플뢰거는 이번에 스텔락의 증폭된 신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신의 괄약근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기괴한 행위 예술을 선보였다.


▲ 대니 플뢰거가 '비-하인드'의 공연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하단에는 키커 로봇이 있고 벽면에는 자신의 근육 움직임이 투사되어 있다.(사진=비메오 동영상 갈무리)


플뢰거는 지난달 7일 오프닝 이벤트를 소개하면서 “비-하인드가 일상 생활에 당신의 괄약근을 완전히 통합할 수 있는 독특한 IoT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혁명적인 항문 전극 인터페이스 시스템이 전통적으로 손과 음성으로 이뤄지던 디바이스 인터렉션을 교체하고, 당신의 신체 내부에 뿌리 박은 첨단 디지털 제어를 활성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하인드’ 프로젝트를 위해 ‘애누폼(Anuform)‘으로 불리는 전극 장치를 엉덩이(?) 부분에 설치하고, 괄약근으로 로봇을 제어하는 실험을 했다. 로봇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 개발한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로봇인 ’키커(Keecker)’를 활용했다. 그는 비-하인드 오프닝 행사에 관한 동영상에서 벽면에 자신의 엉덩이 속 근육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로봇을 어떻게 제어하는지를 시연했다.


이미 그는 지난 2011년 ‘일렉트로드(Electrode)‘라는 공연에서 자신의 괄약근과 전극을 연결해 소리를 재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일련의 작업을 통해 테크놀로지 장치와 인간의 신체간에 이뤄지는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공연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불확실성과 혼란스러움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실제 물건을 언제 살 수 있는지 물어보지만 어떤 사람들은 매우 역겹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그는 털어놓는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