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KRoC 2020]LG전자 노진서 전무 기조강연

로봇신문사 2020. 8. 19. 09:48
 
 
▲노진서 전무 기조강연 행사장 전경

<기조강연2>

 

주제:로봇 사업에 대한 LG전자의 관점(발표자:LG전자 노진서 전무)

LG전자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경영 이념으로 지금까지 고객의 삶의 질 증진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왔다. 다가올 로봇 시대를 위해 LG전자에서 준비하고 있는 로봇의 정의, 도입 방식, 로봇을 통한 삶의 개선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LG가 바라보는 로봇은 가치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이며, 로봇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고객 가치와 경험을 통해 인간이 더욱 존엄하고 존중 받는 삶을 구현하고자 한다.

 

   
▲ LG전자 노진서 전무

로봇산업의 정의

 

먼저 산업적 관점에서 로봇을 볼 필요가 있다. 로봇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만화, 영화 등을 통해 로봇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철학,사회,문화적 종합적 관점에서 로봇을 바라보면 동서양간에 인식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동양은 로봇을 비교적 친근한 존재로 인식하는데 반해 서양은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중문화 기반의 로봇에 대한 일반인의 기대와 현재 로봇 제공 가능 수준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국제로봇연맹(IFR) 기준을 따른다면 로봇은 “자동으로 조작되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3축 이상 매니퓰레이터”로 정의할 수 있다.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로봇은 정형화, 비정형화, 초개인화의 관점에서 구분할 수 있으며 청소, 서빙,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종류의 로봇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있다.

LG전자는 로봇을 가치를 전달하는 메카니즘 또는 솔루션으로 정의하고 있다. 캐즘(chasm)을 넘어야 로봇의 대중화가 가능하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사회적인 신뢰와 검증이 가능하고, 분명하고 의미있는 가치를 담보해야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 대중화의 과정을 살펴보면 고가의 사치품→대중화,부분 자동화→완전자동화의 과정을 거쳤는데 로봇도 비슷한 경로를 거칠 것이다. IBM의 컴퓨터 역시 산업용→상업용→가정용의 발전 과정을 거쳤다.

 

산업용 로봇은 사람의 노동력을 보완한다. 하지만 고용불안을 야기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로봇의 영향을 놓고 부정적ㆍ긍정적 의견 양분돼 있다. LG전자는 인간과 로봇간 대결이 아니라 인간과 로봇의 보완이란 측면에서 로봇사업을 접근하고 있다.

 

로봇시장과 환경변화

 

산업용 로봇은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민감도와 관련 사업 의존도가 높아 시장 유동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2018년 대비 산업용 로봇 성장 전망은 축소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시장의 경쟁 구도를 보면 산업용 로봇 '빅4' 업체는 로봇 시장의 포화로 자동차에서 전기/전자, 식품/의료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 국내 로봇 수요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내 산업용 로봇 수요 20만대 가운데 50%를 중국 업체로 대체하려는 목표하에 국산화를 지원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개화 시점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다양한 업종에서 공급자 드라이브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배송/물류 중심으로 시장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의 경쟁 구도를 보면 완성차 업체는 버티컬 역량을 기반으로 로봇사업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포드의 2족 로봇, 도요타의 다관절 로봇, 혼다의 개인 모빌리티 사업이 대표적이다. 가전업체는 로봇 사업을 시작했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배송, 청소 로봇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소니는 아이보를 내놓았다. 중국은 산업 인프라 및 내수 기반으로 판매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나, 미-중 무역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 한국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저임금의 인상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로봇 확산

 

로봇 확산은 시장 논리에 따른다. 미국 맥도날드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로봇 도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990년대 대비 노동임금이 2배 상승했고, 로봇 평균 가격은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로봇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이다.

 

리쇼어링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가전략차원의 생산기지의 리턴이 증가하는 추세다. LG도 코로나19 이후 해외 공장이 일부 문을 닫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이같은 현상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현해야 하는데, 로봇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선진국 중심으로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간병 로봇 등의 로봇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코로나19는 로봇에 ‘플롯포인트(plotpoint)’ 역할을 할 것이다. 플롯포인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대지진 등 엉뚱한 사건을 계기로 기술이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세계금융위기 이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유행했고, 911테러 이후 정밀도 높은 보안 검색이 일반화됐다. 동일본 지진이후 라인이 국민 메신저로 등극했다.

코로나19는 로봇산업에 플롯포인트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속 대면'과 같은 경험인 ‘옴니-택트’가 중요해질 것이다. 글로벌 시총 1위 기업이 교체된 것도 큰 변화다. 테슬라가 도요타의 시총을 넘어섰고, 넷플릭스가 디즈니 시총을 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쿠닝(재택), 케어링(caring), 커넥팅 등이 뉴노멀의 핵심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와 경제활동의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 유행에도 불구하고 생산 활동에 대한 요구는 증가하고 있는데, 공급망의 붕괴없이 원활하게 공장을 돌리기 위해선 로봇이 중요하다.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로봇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숙박/요식, 운송/물류의 높은 자동화 가능성이 전망된다. 비대면 로봇 서비스 사례로는 배송, 순찰, 텔레프레전스, 협동 로봇 등을 꼽을 수 있다.

 

LG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제품 기확과 상품 기획은 분명히 다른 개념이다. 제품은 원재료를 매입해 기술과 제조공정을 거쳐 직접 만들어진 재화다. 이에 비해 상품은 시장에서 매매를 목적으로 한 재화와 서비스다. 상품화 기획을 위해선 고객에 대한 이해와 니즈의 분석이 선행되어야한다.

 

세탁기와 로봇을 살펴보면 세탁기는 소비자와 개발자간 간극이 좁다. 이에 비해 소비자는 로봇에 대한 지식이 없고, 로봇 개발자는 도메인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 로봇 개발자가 고객의 요구를 보다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LG는 로봇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연구하고 있다. 로봇에 대한 UI를 연구해보면 동서양의 로봇 캐릭터간에 차이가 보인다. 동양의 로봇은 눈의 비중이 크고 입이 작게 반영되는데 반해 서양은 입이 크고 과장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존 상품은 판관비의 관점에서 접근하는데 반해 로봇은 실제 제공하는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로봇산업이 성장하려면 먼저 국내 실정에 맞는 규제 정립이 빨리 이뤄져야한다. 정부 부처 규제를 정리해 통합하고, 시장 검증 인증면제 절차 간소화 등이 필요하다.

 

기업의 목적으로 경제적 목적과 함께 공공성, 사회성 등 비경제적 목적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기업 활동의 핵심은 지속적인 성장 확보다.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큰 것(The Next Big)’을 찾아야한다.

 

LG는 화학에서 출발, 전기/전자산업을 거쳐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로봇, 인공지능/5G,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금성사 시절인 1983년에 로봇을 처음으로 개발했고, 1984년에 교육용 로봇을 출시했다. 1986년에는 산업용 로봇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로보스타 인수에 이어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출범했다.

 

LG전자의 로봇 솔루션은 크게 프론트 사이드 솔루션, 백엔드 솔루션, 밸류애드 솔루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프론트 사이드 솔루션으로 서울대병원에 공급된 클로이 홈로봇, 공항에서 짐을 운반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클로이 서브로봇 등을 꼽을 수 있다. 백사이드 솔루션으로는 병원용 검채 운반 로봇, 클로이 세프 로봇 등을 꼽을 수 있다. 밸류에드 솔루션으로 아직 공개 단계는 아니지만 실외 자율주행 로봇, 퍼스널 모빌리티(클로이 PMV)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LG전자는 매슬로우의 인간욕구 단계론의 기준에 따라 사람 중심의 로봇을 ‘물리력 보조’-‘편의성 지원’-‘나를 강화’-‘자아실현’의 관점에서 새로 정의했다.

 

LG는 삶을 더 가치있게 해주는 진정한 이노베이션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노동력 대체가 아니라 협업/보완의 관점에서 로봇을 바라보고 있다. 로봇은 가치를 전달하는 메카니즘이다. 그리고 코로나19는 로봇산업의 플롯 포인트라고 본다. 지금까지 논의를 바탕으로 로봇에 대한 인식의 전환,인간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 산학연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