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연구

'젊은 로봇 공학자' (66) 세종대 강병현 교수

로봇신문사 2023. 9. 15. 09:50

 

젊은 로봇 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66번째 인터뷰는 세종대 지능기전공학과 강병현 교수다. 강 교수는 1986년생으로 미국 코넬대 기계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 진학, 2013년 석사, 2019년 2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2021년 2월까지 서울대 소프트로보틱스 리서치센터에서 2년간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21년 3월부터 현재까지 세종대 기전기능공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1년 2월 Assistive device for the disabled contest by QoLT 1등상, 2013년 8월 i-CREATe Student Design Challenge Merit Award, 2016년 1월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 우수포스터논문상, 2016년 2월 제 22회 삼성 휴먼테크 논문 대상 동상, 2016년 5월 제1회 로보소프트 그랜드챌린지 대상, 2017년 11월 대한기계학회 제2회 KSME-SEMES 오픈 이노베이션 챌린지 금상, 2019년 2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우수박사학위논문상, 2019년 5월 제어로봇시스템학회 우수신진연구자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착용형 로봇, 텐든 드린븐 로봇, 인공지능 등이다.

 

 

 

▲세종대 지능기전공학과 강병현 교수

 

Q. 세종대 엔텔리전트 로보틱스 랩(Intelligent Robotics Lab:IRL)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IRL 연구실은 착용형 로봇, 소프트 로봇, 인체특성측정 로봇 등 사람과 관련된 새로운 로봇의 기술들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로봇의 개발 뿐만 아니라 로봇과 사람 또는 환경과 상호작용을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연구도 주요 관심분야입니다.

 

IRL은 이제 막 2살이 된 신생 연구실이지만 학부 연구원들과 석사 연구원들이 함께 열심히 연구도 하고 학회도 가고 회식도 하며 성장하는 중입니다.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에는 포닥때 수행했던 웨어러블 장갑 로봇(Exo-Glove Poly:엑소 글러브 폴리)에 인공지능을 융합하는 연구의 후속연구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로봇의 착용부에는 센서가 없지만 파지하는 물체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파지 전략을 세우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뇌졸중 환자들의 보행과 싯튜스탠드(sit-to-stand) 모션을 보조할 수 있는 유연한 착용형 하지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발목 로봇과 무릎 로봇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한 프로토타입을 실제 환자분들에게 실험을 진행해 보고 수정 보완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 개발 중인 뇌졸중 환자를 위한 soft wearable 하지 로봇 착용 사진

 

Q.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바이오로보틱스랩에서 2009년 2월 “ Polymer-Based Tendon-Driven Soft Wearable Hand Robot with Enhanced Adaptability and Wearability”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학위 논문은 손의 기능을 잃어버린 척수손상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기 위한 유연한 착용형 손 로봇 개발과 개발된 로봇의 융합연구들의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 보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유연한 착용형 손 로봇들이 개발되어 왔지만 제가 개발한 로봇(Exo-Glove Poly)은 폴리머 기반의 장갑 구조에 텐던 드리븐 구동방식을 이용하여 개발한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로봇은 최초의 방수 착용형 손 로봇으로 물이 있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얇고 투명하며 가벼워 일상생활 보조에 적합합니다. 논문에서 제안하는 로봇은 페이스북 등 미디어를 통해 3천만뷰 이상 기록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로봇의 개발 뿐만 아니라 로봇의 사용성을 증대하기 위해 최초로 1인칭 카메라와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한 의도인식 방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였습니다.

 

Q. 교수님의 주요 관심 분야가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텐든 드리븐 로봇, 인공지능 등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최신 동향이나 특이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며 가장 어려운 점 중의 하나가 사람이 착용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르게 생겼고 키, 몸무게부터 손가락 길이까지 모두 다릅니다. 이런 사람마다 다른 특성들을 로봇으로 어떻게 착용하고 측정하고 지원할지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생깁니다. 이런 사람의 다양성을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로 많이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웨어러블 로봇과 인공지능이 결합하여 사람의 파지 의도, 보행 의도, 착용 의도 등 다양한 의도들 뿐만 아니라 구동, 측정 등에 많이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로봇에 탑재된 센서들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장착한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람의 움직임을 인공지능으로 파악하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 soft wearable hand robot 과 인공지능 융합연구 실험 사진

 

앞으로는 로봇을 개발하고 개발한 로봇에 인공지능을 입히는 것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고려한 로봇의 개발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서울대 소프트로보틱스 리서치센터에서 2019년 3월부터 2021년 2월가지 2년간 박사후 연구원으로 계셨는데, 그 당시 무슨 연구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제가 개발했던 웨어러블 로봇들과의 융합 연구들을 수행 했습니다.

 

먼저 카이스트 조성호 교수님 연구실과 함께 웨어러블 손 로봇에 센서를 부착하지 않고 구동부의 센서 만으로 물체 파지 시 손가락 끝 힘을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 및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기계공학과 김윤영 교수님 연구실과 함께 웨어러블 손 로봇의 디자인에 위상최적화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위상최적화 기술은 흔히 강체 구조 설계에 많이 사용되지만 이를 유연한 재료를 사용한 웨어러블 손 로봇 구동을 고려한 패턴 디자인 설계에 응용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 고승환 교수님 연구실과 함께 웨어러블 손 로봇에 유연한 센서를 융합하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웨어러블 손 로봇에 센서를 단순히 부착하는 것이 아닌 제작 과정에서 센서를 같이 그리는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 중 일부는 아직 후배들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도 있습니다.

 

Q. 로봇을 연구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로봇을 연구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크게 2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새로운 기술들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새로운 기술들을 배워보고 체험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로봇을 개발하며 다양한 것들을 체험하고 좋은 것들은 채용하며 더 성장을 해야하는데 새로운 무엇가를 배우는 중에 더 새로운 것이 나오는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 soft wearable 하지 로봇 사용성 평가 실험

 

두 번째는 사람이 착용하는 로봇을 연구하다 보니 안전 문제로 인해 연구윤리위원회를 통해 IRB라는 것을 승인받아 진행하는데 이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되어 일정이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실험하는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안전과 실험에 참여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의 안전에 항상 유의해야 하는 점이 중요한 만큼 어려운 것 같습니다. 보통 하루에 1~2시간 사용자 실험하고 나면 항상 긴장을 많이 해서 끝나고 진이 빠져 다른 일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Q. 로봇을 연구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저는 어릴 때부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더 좋아했었습니다. 학부 때 제어 수업이 재밌고 성적도 좋아서 자동차 제어연구실에서 인턴을 1년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고 적성에 맞지 않아 로봇을 개발하는 쪽으로 대학원을 가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soft wearable 하지 로봇

 

Q. 로봇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제 꿈이자 목표는 엄청난 기술력이 있는 팬시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장애인에게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작은 무언가라도 개발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연구한 결과과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Q. 로봇공학자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조언해 주신다면?

 

훌륭한 로봇공학자는 잘 모르겠지만 행복한 로봇공학자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로봇공학자라고 한다면 로봇을 설계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센서, 제어, 인공지능, 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단순히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로봇공학자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다양한 로봇이 있기 때문에 어떠한 로봇을 만들고 싶은지 꿈을 꾸고 그런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찾아보고 내가 어떤 일을 하면 즐겁고 행복할지 찾는다면 행복한 로봇 공학자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건 강철구 교수님과 조규진 교수님입니다.

 

강철구 교수님은 제 아버지로서 건국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로봇과 제어 전문가로 연구를 하시며 철도차량 제동시스템, 팔씨름 로봇들을 연구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보며 교수의 꿈을 키웠고 많은 가르침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조규진 교수님은 제 지도교수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함께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지했던 저에게 교수님께서 연구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마음가짐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연구자로 키워주셨습니다. 교수가 되고 지금도 지치지 않는 지도교수님의 열정에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조규남 전문기자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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