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연구

'젊은 로봇 공학자' (61) 서울대 한경원 교수

로봇신문사 2023. 4. 3. 10:47

 

젊은 로봇 공학자(Young Robot Engineer)' 코너는 한국로봇학회와 로봇신문이 공동으로 기획한 시리즈물로 미래 한국 로봇산업을 이끌어 갈 젊은 로봇 공학자를 발굴해 소개하는데 있다.

 

61번째 인터뷰는 서울대 한경원 교수다. 한 교수는 1990년생으로 미국 조지아공대 기계공학과를 2012년 12월 졸업하고, 스탠포드대 기계공학 석사를 거쳐, 2020년 8월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20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스탠포드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2022년 3월부터 현재까지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헬스케어로보틱스연구실(Healthcare Robotics(HERO) Lab)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5월 'IEEE 월드 햅틱스 컨퍼런스' 최우수 논문상, 최우수 논문 발표자상, 2019년 5월 'IEEE 트랜젝션스 온 로보틱스' King-Sun Fu 기념 최우수 논문상, 2019년 10월 미국 기계공학분야 라이징 스타, 2021년 5월 'IEEE ICRA' 최우수 포스터 발표상, 2022년 6월 '제어로봇시스템학회' 주목할만한 초기 경력 연구자상, 2022년 10월 한국정밀공학회 '젊은공학자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의료 로봇, 햅틱 기기, 소프트 액추에이터, 센서, 메커니즘 개발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한경원 교수

 

Q. 헬스케어로보틱스연구실(HERO Lab)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헬스케어로보틱스연구실은 의료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액추에이터, 센서, 메커니즘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메디컬은 정말 넓고 광활한 분야인데 저희 연구실은 현재 3가지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수술 로봇입니다. 원격 로봇 수술 시스템은 수술 도구를 조종하는 의사 쪽과 실제 수술이 일어나는 환자 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의사 쪽에서는 의사의 입장에서 실제로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듯한 촉감(haptic feedback)을 느끼게 하여 로봇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이려 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촉각 피드백(힘, 강성, 모양, 텍스처 등)을 전달할 수 있는 디바이스 제작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수술 로봇의 환자 쪽 시스템에서는 실제 환자와 안전하게 인터랙션하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구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로, 척추 수술 시에 신경과 신경 이외의 조직을 구별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된 수술 기구, 그리고 작은 힘으로 조직을 잡고 다룰 수 있는 스마트 그립핑 툴을 연구 중입니다. 두 번째로, 노화나 선천적인 문제로 장기에 문제가 있는 분들을 위한 이식 가능한 디바이스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특히, 장기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장기의 구동을 도와주고 센싱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마지막 분야로, 소프트한 재료에 스마트한 구조와 재료를 이용하여 인공 근육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저희는 메디컬 분야에서 더 진보한 기술을 만드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로봇학회에서 주최한 한국로봇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한 Hero Lab 멤버들. 가운데가 한경원 교수다.

 

Q. 최근 하고 계신 연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매해 많은 사람들이 심부전에 걸리는데 심부전을 완전히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심장이식’입니다. 그러나 이식 가능한 심장수는 매우 적기 때문에 심장이식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좌심실 보조장치인 LVAD(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를 몸에 달고 살아갑니다. LVAD 약 17kg의 무겁고 커다란 배터리가 필요하고 출혈, 감염, 뇌졸중 등의 합병증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프트하고 컴팩트하지만 작은 에너지로 큰 힘을 낼 수 있는 심장 보조 디바이스를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이용하여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수술중 신경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신경조직과 주변 조직을 인지하는 센서를 개발중이고, 원격조종 수술중 수술도구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햅틱기기를 제작중입니다.

 

Q.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Electrosoft: Soft Electrostatic Technologies for Cutaneous Interaction”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사람 또는 로봇의 피부와 인터랙션할수 있는 부드러운(Soft) 정전기(Electrostatic) 기반 액추에이션 기술들을 개발했습니다. 사람 피부와 인터랙션 할 수 있는 기술로, 원격조종 바늘시술시 의사가 바늘의 힘을 느낄수 있도록 부드러운 폴리머 기반 전기 활성화 폴리머(Electroactive polymer)를 사용하여 햅틱기기를 개발했으며, 부드러운 폴리머와 유전 유체를 사용한 작은 액추에이터를 개발하여 햅틱디스플레이를 제작했습니다. 로봇이 물체와 인터랙션을, 즉 그립핑을 할때, 로봇이 작은 힘으로 물건을 집을수 있도록 '도마뱀에서 영감을 얻은 건식 흡반(gecko-inspired dry adhesive)'과 정전기력을 합친 하이브리드 그립핑 패드(hybrid gripping pad)를 개발하여 변형가능한(deformable) 물체도 잘 핸들링 하도록 하였습니다.

 

 

 

▲ 바늘의 힘을 전달하는 햅틱기기, 다양한 패턴을 전달하는 햅틱디스플레이, 작은 힘으로 물건을 집게하여 쉽게 변형되는 물체를 핸들링할수 있는 그리퍼

 

Q. 교수님의 주요 관심 분야가 의료 로봇, 햅틱 기기, 소프트 액추에이터, 센서, 메커니즘 개발 분야로 알고 있습니다. 의료 로봇이나 햅틱 기기의 최신 동향이나 특이사항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의료로봇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원격 수술 및 병원내 서비스 로봇이 더 주목받고 있고, 햅틱기기는 힘, 진동, 온도, 전기 자극 등 여러가지 햅틱 피드백을 융합한 멀티모달(multimodal) 햅틱 기술이 더 높은 현실감 때문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 그립퍼 실험중 디짓 로봇과 함께

 

Q. 로봇을 연구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로봇, 특히 의료로봇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풀어야할 문제점, 즉 필요로 하는 기술을 찾는 것입니다. 아무리 새롭고 신기한 기술이더라도 활용될 분야나 필요성이 없다면 컨트리뷰션이 작아지는것 같습니다.

 

Q. 로봇을 연구하시게 된 동기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고치는 걸 좋아했고, 여러 사람들에게 필요로 될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로보틱스, 그중에서도 하드웨어적인 액추에이터나 센서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2020년 8월 박사 학위 취득 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1년 6개월 정도 스탠포드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계셨는데 당시에는 주로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박사후 연구원때 저는 심장과 관련된 기기들을 주로 개발했습니다. 저의 메인 주제는 심장 한쪽이 작게 태어나는 아기들을 위한 성장유도 기기였습니다. 기계적 자극을 주어 심장 조직이 성장하도록 하는 기기를 개발했고, 아직도 동물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있습니다. 또, 정상보다 팽창하는 심장을 위한 생체모방적인 컨스트레인트(constraint) 기기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부피 센싱을 하면서 생체역학적으로 심장을 보조해주는 RVEX기기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소프트 액추에이터를 폐정맥에 감싸서, 폐정맥과 연결된 우심실의 압력을 조절해주는 e-Vac기기 개발에도 참여했습니다.

 

 

 

▲ 우심실 보조 기기 RVEX와 e-Vac

 

Q.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미국에서 모두 마치셨는데 미국의 로봇 연구에서 우리가 부족한 점이나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시스템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로봇은 융합 분야인 만큼 여러 분야 연구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기 때문인지, 스탠포드가 특히 그랬던건지 잘 모르겠지만, 공동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환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과내 연구실들 뿐 아니라 교내 다른 학부 교수님들과도 활발한 교류가 있었고, 그만큼 다양한 관점과 기술력을 융합할 수 있어서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오는것 같습니다.

 

 

 

▲ 스탠포드 BDML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졸업사진

 

Q. 로봇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꿈과 목표가 있다면?

 

여러 사람에게 도움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실제로 활용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로봇공학자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 조언해 주신다면?

 

로보틱스는 여러 분야를 융합한 학문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것에 대해 배우고 사용하게 될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새로운 것들에 대해 배워보려는 자세와 열정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연구에 주로 영향을 받은 교수님이나 연구자가 계시다면...

 

 

 

▲ 지도교수였던 스탠포드대 마크 컷코스키(Mark Cutkosky) 교수님과의 박사학위 졸업사진

 

저는 저의 박사 지도교수님이셨던 스탠포드대의 마크 컷코스키(Mark Cutkosky) 교수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 또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응용될수 있는 분야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결국엔 우리의 연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저는 연구할때 우리의 기술이 다른 기술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을지, 어떤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지, 어떤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사용될 수 있는지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조규남 ceo@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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