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로봇 관련 상장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영업적자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신문이 코스피 및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로봇 관련 기업 가운데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36개사(나우로보틱스 미발표로 제외)의 2026년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액은 1조29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750억원보다 9.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들 기업의 영업손실은 총 134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16억원보다 227억원 늘어나면서 적자 규모가 20.3% 확대됐다.
반기순손실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 2274억원에 달했던 순손실이 올해 상반기에는 924억원으로 1350억원 줄어 59.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국내 로봇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외형적으로는 성장세를 회복했지만 본업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분석에서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나우로보틱스는 전년 동기 실적을 포함해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 코스피 매출 44.3% 급증…영업적자도 크게 감소
코스피 상장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삼익THK의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17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20억원보다 44.3% 증가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외형 성장이 두드러졌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32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98억원보다 236% 증가했다.
삼익THK도 지난해 상반기 1122억원에서 올해 1431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코스피 상장사들은 적자 폭을 줄였다. 두 기업의 합산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407억원에서 올해 285억원으로 30.0% 감소했고, 반기순손실도 596억원에서 261억원으로 56.2% 줄었다.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이 3배 이상 늘면서 영업손실도 지난해 277억원에서 올해 26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기순손실 역시 258억원에서 219억원으로 줄었다.
삼익THK는 매출이 28% 증가한 가운데 영업손실이 지난해 130억원에서 올해 2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기순손실도 338억원에서 42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코스피 로봇기업들은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매출 증가와 함께 손실 규모를 줄였다는 점에서 비교적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 코스닥 매출 1조1145억원…외형 성장에도 영업적자 49.2% 확대
코스닥 상장 로봇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액은 1조11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530억원보다 5.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709억원에서 올해 1058억원으로 349억원 늘면서 적자 규모가 49.2% 확대됐다.
반면 반기순손실은 지난해 1678억원에서 올해 663억원으로 60.5% 감소했다.
따라서 코스닥 로봇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전체 로봇 상장사의 영업적자 확대가 사실상 코스닥 기업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코스피 2개사의 영업손실은 오히려 122억원 감소했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영업손실은 349억원 증가했다.
■ 매출 1위 에스피지…고영테크놀러지·제우스 뒤이어
기업별 매출액에서는 모터 및 로봇 감속기 전문기업 에스피지가 1696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고영테크놀러지가 1614억원, 제우스가 1372억원, 삼익THK가 1431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들 4개 기업이 1000억원 이상의 상반기 매출을 올렸다.
그 뒤를 스맥 769억원, 휴림로봇 554억원, 로보스타 515억원, 미래컴퍼니 445억원, 큐렉소 400억원, 하이젠알앤엠 394억원, 에이럭스 371억원, 알에스오토메이션 349억원, 두산로보틱스 329억원, 라온로보틱스 323억원 등이 이었다.
매출액 상위권 기업들의 실적도 엇갈렸다.
에스피지는 지난해 1737억원에서 올해 1696억원으로 2% 감소했고, 제우스는 1977억원에서 1372억원으로 31% 줄었다.
반면 고영테크놀러지는 1032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56% 증가했으며, 삼익THK도 1122억원에서 1431억원으로 28%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 고영테크놀러지 영업익 244억원…상장 로봇기업 ‘최고’
수익성에서는 고영테크놀러지의 실적 개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44억원을 기록해 분석 대상 로봇 상장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57억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반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14억원 적자에서 올해 31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에스피지도 영업이익 84억원, 반기순이익 58억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전체 매출 규모는 2% 감소했지만 감속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었다.
미래컴퍼니의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179억원, 영업손실 135억원, 순손실 144억원에서 올해는 매출 445억원, 영업이익 57억원, 순이익 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149% 증가한 동시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로보스타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31억원, 순손실 35억원에서 올해 영업이익 5억원, 순이익 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아진엑스텍도 영업손실 22억원에서 영업이익 20억원으로, 반기순손실 23억원에서 순이익 1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에브리봇은 영업손실 19억원에서 올해 30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지만 반기순이익은 지난해 39억원 적자에서 올해 6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밖에 큐렉소가 영업이익 18억원·순이익 33억원, 라온로보틱스가 각각 15억원·18억원을 기록했다.
■ 유진로봇 매출 313% 증가…두산·미래컴퍼니·레인보우도 세 자릿수 성장
매출 증가율을 보면 유진로봇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진로봇은 지난해 상반기 32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132억원으로 증가해 3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도 98억원에서 329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미래컴퍼니는 179억원에서 445억원으로 149%,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04억원에서 213억원으로 105%, 씨메스로보틱스는 47억원에서 95억원으로 102% 증가하면서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고영테크놀러지 56%, 에이럭스 55%, 아진엑스텍과 케이엔알시스템 각각 54%, 로보스타 52%, 에스비비테크 47%, 피앤에스로보틱스 45%, 에브리봇 42% 등의 높은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체 분석 대상 기업 가운데 상당수 기업의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은 국내 로봇산업의 외형 성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 제우스·휴림로봇 등 매출 크게 감소…기업별 양극화도 뚜렷
반면 매출이 크게 감소한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코스모로보틱스와 엔젤로보틱스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으며, 휴림로봇은 46%, 마음AI는 40%, 제우스는 31%, 케이알엠은 28%, 로보로보는 24%, 티로보틱스는 19%, 유일로보틱스는 15%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1977억원으로 매출 규모가 가장 컸던 제우스는 올해 1372억원으로 605억원 감소했다.
휴림로봇 역시 지난해 1032억원에서 올해 55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일부 기업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동안 다른 기업들의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로봇 상장사간 실적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 흑자기업은 소수…상장 로봇기업 여전히 ‘적자 구조’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전체 매출이 9.8% 증가했음에도 영업손실이 20.3% 확대됐다는 점이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264억원, 제우스 267억원, 씨메스로보틱스 99억원, 로보티즈 98억원, 휴림로봇 98억원, 뉴로메카 95억원, 유진로봇 69억원, 엔젤로보틱스 61억원, 코스모로보틱스 59억원, 유일로보틱스 55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 기업 가운데서도 적자를 지속한 기업이 상당수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매출이 10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고, 유진로봇은 매출이 31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43억원에서 올해 69억원으로 확대됐다.
씨메스로보틱스 역시 매출이 10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지난해 90억원에서 올해 99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로봇산업에서 매출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봇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확보, 생산시설 투자, 해외시장 개척 등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데다 아직 상당수 신사업이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한 것도 수익성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 ‘피지컬 AI·휴머노이드’ 기대감, 이제 실적으로 증명해야
올해 들어 국내외 로봇산업은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를 중심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조업 AI와 스마트팩토리, 머신비전, 로봇·물류자동화 등이 제조업 혁신의 주요 밸류체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증권업계 역시 로봇을 제조 AI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산업적 기대와 기업들의 실제 수익성 사이에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존재한다.
올해 상반기 36개 로봇 상장사의 매출은 1조2905억원으로 10% 가까이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343억원에 달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기업의 영업적자가 전년 동기보다 49.2% 증가했다는 점은 국내 로봇기업들이 외형 성장 못지않게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고영테크놀러지와 미래컴퍼니, 로보스타, 아진엑스텍 등 일부 기업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흑자 전환 사례가 나타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결국 올해 하반기 국내 로봇기업들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상반기에 나타난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영업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모아질 전망이다.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실제 수주와 매출로 연결되고, 다시 이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국내 로봇산업의 본격적인 성장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내 로봇 상장사들의 성적표는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국내 로봇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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