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산업용 로봇 시장은 대규모 생산라인을 위한 범용 로봇 시장이라기보다, 고임금과 전문인력 부족에 대응하면서 정밀도와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고부가가치 자동화 시장에 가깝다. 향후에는 협동로봇, AI 기반 머신비전, 유연한 그리핑 기술 및 사용 편의성이 높은 로봇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스위스 협동로봇 역량센터)
스위스 산업용 로봇 시장이 단순한 로봇 판매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머신비전, 협동로봇, 공정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지능형 자동화 솔루션'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정밀기계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발달한 스위스에서는 로봇 본체보다 공정 최적화와 시스템 통합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로봇 단품 판매보다 현지 시스템통합(SI) 기업과 협력하는 프로젝트형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 취리히무역관이 5일 발표한 '스위스 산업용 로봇 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는 정밀기계, 시계,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식품, 반도체 장비 등 정밀 제조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량 확대보다 품질과 정밀도 향상을 위한 자동화 투자가 활발하며 산업용 로봇과 협동로봇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숙련인력 부족이 스위스 자동화 확산을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기업들은 생산 품목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협동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스위스 정부도 '스위스 협동로봇 역량센터(S3CㆍSwiss Cobotics Competence Center)'를 운영하며 관련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용 로봇은 AI, 머신비전, 센서, 디지털 트윈,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과 결합해 스스로 작업 환경을 인식하고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위스 로봇 자동화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ABB 로보틱스, 화낙, 쿠카, 야스카와전기 등이 산업용 로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협동로봇 분야에선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 프랑카 로보틱스(Franka Robotics), 두산로보틱스 등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ABB는 로봇뿐 아니라 디지털 트윈과 생산관리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한 통합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스토브리 로보틱스(Stäubli Robotics)는 의료기기와 제약 등 고정밀 산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스위스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프로젝트 중심의 자동화 시장 구조를 꼽았다. 현지 제조기업들은 로봇 본체를 개별 구매하기보다 시스템통합(SI) 업체를 통해 머신비전, 그리퍼, 센서, 안전장치, 생산관리 소프트웨어 등을 통합 구축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공급업체도 단순히 로봇의 성능이나 가격을 앞세우기보다 기존 생산라인과의 호환성, 생산성 향상 효과, 유지보수 체계 등 전체 공정 개선 효과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스위스의 규델(Güdel)은 로봇 이송축과 자동화 모듈, 아시릴(Asyril)은 정밀 부품공급과 플렉시블 피딩 시스템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로봇 제조사와 협력해 고객별 공정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스위스 산업용 로봇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완제품을 수입해 단순 재판매하는 구조보다, 제조사의 현지법인 또는 공인 유통사가 시스템통합 기업과 협력해 최종 수요기업의 생산공정에 맞는 설비를 구축하는 B2B 프로젝트형 유통구조가 중심이다. 로봇 본체 외에도 그리퍼, 머신비전, 센서, 안전펜스, 컨베이어, 제어 소프트웨어 및 생산관리시스템 등을 함께 구성해야 하므로 기술상담, 공정설계, 설치·시운전 및 유지보수가 유통 과정에 포함된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의 스위스 진출 전략도 제시했다. 로봇 본체 판매보다 현지 시스템통합 기업과 자동화 엔지니어링 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머신비전, 엔드이펙터, 그리퍼, 안전장치, 공정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듈과 산업별 특화 솔루션을 중심으로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 의료기기, 정밀기계 등 스위스의 주력 산업에 특화된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글로벌 대형 업체와의 경쟁을 피하면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스위스는 한-EFTA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면 산업용 로봇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CE 적합성 평가와 ISO 10218, ISO/TS 15066 등 국제 안전규격을 확보하면 스위스는 물론 유럽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장길수 기자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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