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8월 20일 전후로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반에 상장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로봇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로봇업체의 성장성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산 로봇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및 부품업체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증권은 12일 내놓은 로봇산업 보고서(제목:Unitree Robots 상장과 코스닥 반등은 별개)에서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상장이 국내 로봇 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국내 로봇산업 전체의 상승세를 훼손하는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국내 로봇 산업 투자 전략과 관련해 주요 휴머노이드 업체들의 제품 양산 및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체를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공모가는 주당 150.8위안으로 확정됐으며, 신주 약 4040만주를 공모해 약 61억위안(약 1조3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609.9억위안(약 12조8000억원)에 달한다. 8월 11일 종가 기준 유비테크 9.6조원, 레인보우로보틱스 9.3조원, 두산로보틱스 4.8조원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조달 금액은 약 61억위안으로 당초 거론됐던 42억위안보다 크게 늘었으며, 청약 배정 비율이 0.018%에 그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상장 당일 시가총액이 13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유니트리 로보틱스 상장을 둘러싼 국내 산업계의 우려를 소개했다. 첫째는 성장성 비교 열위다.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2025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3560억원(전년 대비 +332.6%), 583억원(+191.4%)으로 이 중 51%가 휴머노이드 관련 매출이었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같은 기간 매출 341억원(+76.8%),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했고 휴머노이드 매출은 차륜형 로봇 'RB-Y1' 100여 대 공급을 제외하면 사실상 없었다.
다만 iM증권은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약 35%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향 캡티브 매출이 기대되는데 반해 유니트리 로보틱스는 뚜렷한 캡티브 매출처가 없고 2025년 휴머노이드 매출의 74%가 연구개발용 제품이어서 대량 주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중국 업체가 국내 업체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 상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의 주가 하락으로 연결된 것과 동일한 논리란 설명이다. 중국 업체들은 2025년 기준 글로벌 청소로봇 시장 점유율 약 68%를 차지하는 등 서비스 로봇 시장을 사실상 선점한 상태다.

그러나 iM증권은 중국 휴머노이드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 이미 원천 차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월 8일 유니트리 로보틱스를 중국 군민 융합전략 연계 기업 관리 명단인 'CMC(Chinese Military Company) 리스트'에 등재했고,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도 8월 6일 해외 생산 4족보행 로봇과 휴머노이드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를 개정했다.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G1, H1 등 제품이 이미 FCC의 별도 인증(Equipment Authorization)을 취득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올해 8월 이후 새로 출시되는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관련 인증 절차를 국방부가 관장해 신규 취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휴머노이드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제한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인증을 확보할 수 있는 국내 휴머노이드 업체와 미국 현지 생산이 가능한 부품업체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2025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적대국 휴머노이드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여러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국내 로봇산업의 주가 흐름은 코스닥 지수와의 연동성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로봇산업 시가총액은 8월 11일 종가 기준 약 33조2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가 이뤄지기 직전인 2023년 1월 약 3조5000억원에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내 패시브 수급의 영향도 확대되면서 국내 로봇산업과 코스닥 지수의 동조성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G1’ (사진=유니트리)
iM증권은 코스닥 부양책과 국민성장펀드 등으로 코스닥 지수의 추가 반등 근거가 존재하는 만큼 국내 로봇산업의 하방 역시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내 로봇산업이 다른 코스닥 업종을 넘어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대표적인 로봇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 상승(아웃퍼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7월 21일 RX 사업실을 출범한 것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향후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iM증권은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자체 개발을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RX 사업실은 삼성전자 내 여러 조직에 분산돼 있던 휴머노이드 연구개발 인력을 모으고 개발 방향을 정립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두 차례 유상증자와 2025년 콜옵션 행사를 통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래로봇추진단과 삼성리서치 등 삼성전자의 기존 휴머노이드 개발 조직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인력이 파견된 것으로 파악돼 양사의 협력 가능성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아직 양사간의 협력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단순히 매몰비용으로 처리할 명분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iM증권은 올해 하반기 국내 로봇산업 투자 전략으로 주요 휴머노이드 업체의 제품 양산과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공급망 업체를 선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CES 2027' 이전까지 주요 휴머노이드 업체별 공급망을 중심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러 글로벌 로봇업체의 공급망에 동시에 포함된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관련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관련 공급망으로는 현대모비스, 삼현, 로보티즈, 한국피아이엠을, 삼성전자 관련으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에스피지를, LG전자 관련으로는 로보티즈와 에스피지를, 글로벌 휴머노이드 선도 업체 관련으로는 HL만도, 로보티즈, 한국피아이엠을 각각 꼽았다.
장길수 기자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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