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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전제 조건은 '인간 안전'"

로봇신문사 2026. 7. 6. 09:56

▲범용 로봇의 전제 조건은 인간 안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샤르파)

휴머노이드 로봇이 칵테일을 제조하고, 마라톤을 완주하며, 집안 허드렛일을 수행하는 모습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인간 수준의 범용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여전히 제한된 환경과 특정 작업에 머물러 있으며, 진정한 범용 로봇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 전문매체 테크엑스플로어(Tech Xplore)는 최근 보스턴에서 열린 '로보틱스 서밋(Robotics Summit)'의 현장 발표 내용과 반응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재 수준과 한계를 조명했다.

최근 로봇 업계는 휴머노이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 AI의 ‘피규어 03’, 중국 애지봇과 매트릭스 로보틱스 등이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며 다양한 작업 수행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로보틱스 서밋' 현장의 반응은 결코 낙관론 일색은 아니다. 로봇 비전 센서 기업 리얼센스(RealSense)의 크리스 마티외(Chris Matthieu)는 "현재 공개되는 대부분 휴머노이드는 원격 조종되거나 특정 작업만 수행하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로봇 기업 1X가 지난해 공개한 가정용 휴머노이드 '네오(Neo)'는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소개됐지만, 시연 당시 상당 부분 동작을 원격 조종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생성형 AI와 대규모 AI 모델의 발전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로봇 기술 발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도체 및 센서 기업 르네사스(Renesas)의 윌리엄 오카자키(William Okazaki)는 "AI가 로봇 기술 발전을 극적으로 가속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기술은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이다. 이 모델은 언어 모델과 컴퓨터 비전, 로봇 제어 기술을 결합한 형태로, 로봇이 사람의 지시를 이해하고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한 뒤 적절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은 '월드 모델(World Model)'이다. 월드 모델은 대량의 이미지와 영상을 학습해 현실 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는 AI 기술이다. 물체를 밀거나 잡았을 때 어떤 변화가 발생할지 사전에 추론할 수 있어 로봇의 물리적 상호작용 능력을 높여준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기술적 난제 중 하나는 인간 손의 재현이다. 로봇 손은 그동안 단순한 ‘파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촉각 센서와 AI 제어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 손은 계란처럼 깨지기 쉬운 물체를 집거나, 사람 피부에 접촉했는지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의 핵심은 결국 데이터에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애지봇의 신루이 비(Xinrui Bi)는 "완전한 자율형 로봇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 부족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로봇 기업들은 가정, 공장, 물류센터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인간의 동작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있다. 사람이 요리하는 모습, 빨래를 접는 동작, 공장에서 작업하는 과정 등을 학습시켜 로봇이 인간 행동을 모방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는 생성형 AI가 인터넷의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다만 로봇은 물리적 세계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과 학습 난도가 훨씬 높다.

전문가들은 안전성이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챗GPT와 같은 AI는 잘못된 답변을 내놓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로봇은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사람과 접촉하기 때문에 작은 실수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의 촉각 센서 전문기업 젤라로보틱스(XELA Robotics)의 발렌티노 파가르(Valentino Fagard)는 "사회적 공간에서 활동하는 로봇은 주변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안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신 AI 모델이 여전히 '블랙박스'에 가깝다는 점이다. 개발자조차 AI가 특정 결정을 내린 이유를 완벽히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브레인 코프(Brain Corp)의 존 블랙(John Black)은 "월드 모델과 종단간 VLA 모델은 비결정적(non-deterministic) 특성을 갖고 있어 예측하는 게 어렵다"며 "현재 기술은 인간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요구되는 안전 기준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테크엑스플로어는 현재 휴머노이드 산업이 기대와 현실이 공존하는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피규어 AI의 피규어 03, 테슬라의 옵티머스 등은 과거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프로젝트는 아직 파일럿 또는 기술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인간처럼 다양한 작업을 자유롭게 수행하는 범용 로봇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범용 로봇은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위협적인 요소가 되어서는 안된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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