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운데이션의 휴머노이드 로봇 '팬텀' (사진=파운데이션 퓨처 인더스트리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투자자이자 최고전략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파운데이션 퓨처 인더스트리(Foundation Future Industries)'가 미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해 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파운데이션 퓨처 인더스트리(Foundation Future Industries)'는 지난 2024년 설립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이다. 핀테크 기업인 '시냅스(Synapse)' 창업자인 산카에트 파탁(Sankaet Pathak)이 설립했다.
벤처캐피털인 트라이브 캐피털(Tribe Capital)의 전 CEO인 아르준 세티(Arjun Sethi), 보안 로봇 기업 코발트 로보틱스(Cobalt Robotics)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르블랑(Mike LeBlanc)도 투자했다.
회사가 개발 중인 대표 제품은 휴머노이드 로봇 '팬텀(Phantom)' 시리즈다. 초기 모델인 '팬텀 MK-1'은 우크라이나에 투입됐으며, 현재 적재 능력과 배터리 성능을 개선한 차세대 모델 '팬텀 2'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파운데이션 퓨처 인더스트리는 중공업 현장과 군사 작전을 모두 겨냥한 이른바 '이중용도(dual-use)'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인간이 수행하기 위험한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물류 운송, 위험 지역 정찰, 장비 운반 등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산카에트 파탁(Sankaet Pathak) 파운데이션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집안일보다 인간에게 위험한 업무를 대체하는 데 활용돼야 한다"며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게 만드는 것이 로봇 기술이 창출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파운데이션은 올해 초 휴머노이드 로봇 '팬텀 MK-1(Phantom MK-1)' 2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 시범 운용을 실시했다. 회사는 이를 전투 지역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배치된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시험은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우크라이나 당국과 함께 진행됐으며, 전선 인근 위험 지역에서 물자를 운반하고 회수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지상 무인로봇과 AI 기반 드론이 활발하게 활용되는 대표적인 로봇 전장으로 꼽힌다.
파탁 CEO는 팬텀 MK-1이 병사들이 직접 수행해야 했던 위험한 보급품 회수 작업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은 적재 능력이 20kg 정도에 불과하고 방수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에도 한계가 있어 본격적인 실전 배치에는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중 차세대 모델인 '팬텀 2(Phantom 2)'를 우크라이나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파탁 CEO는 신형 모델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의 적재 능력을 갖추고 다양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초인적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데이션은 우크라이나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군과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이미 미 육군과 해군, 공군을 대상으로 검사, 물류, 무기 취급 분야의 기술 검증을 위한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2400만달러에 달한다.
파운데이션은 향후 12~18개월 안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군과 함께 최전선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Eric Trump)가 최고전략고문으로 합류하면서 이해 충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은 미군과의 계약을 놓고 "눈앞에서 벌어지는 부패"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파운데이션 측은 에릭 트럼프가 고문으로 합류하기 전부터 투자자였으며, 미국 제조업 부흥이라는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파탁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분야로 규정하면서 "중국보다 뛰어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 미군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도시 전투 환경에서 계단이나 사다리, 좁은 통로 등을 이동하는 데 기존 궤도형 또는 4족보행 로봇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높은 제조 비용과 복잡한 구조는 상용화와 대규모 군사적 배치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자율 무기 체계에 대한 윤리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파운데이션은 대부분의 무장형 로봇 운용 과정에서 인간의 최종 승인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파탁 CEO는 일부 긴급한 상황에서는 로봇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군사적 효용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AI와 로봇이 미래 전쟁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전장을 누비는 인간형 '터미네이터'가 등장할지에 대해서는 공상과학소설적인 상상에 가깝다고 CNBC는 전했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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