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사의 차세대 로버 어니스트 (사진=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과 화성의 험난한 지형을 자율적으로 탐사할 수 있는 차세대 로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최근 극한 경사 지형 탐사용 시험 로버 '어니스트(ERNEST·Exploration Rover for Navigating Extreme Sloped Terrain)'를 활용해 장거리 자율주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어니스트는 미래 달 및 화성 탐사 임무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실험용 로버다. 기존 화성 탐사 로버보다 뛰어난 기동성과 자율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NASA는 이 플랫폼을 통해 향후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달과 화성의 험준한 지역을 탐사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최근 NASA 연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콜로라도 사막에서 어니스트를 시험 운용했다. 길이 약 1.2m의 이 로버는 엔지니어들의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약 26km를 주행하며 극한 지형 탐사 능력을 입증했다.
어니스트는 기존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와 큐리오시티(Curiosity)가 채택한 6륜 구조와는 다른 새로운 이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각각의 바퀴를 독립적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능동형 서스펜션을 탑재해 큰 바위나 계단형 장애물을 넘어설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로버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가파른 분화구 가장자리나 험준한 산악 지형 탐사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니스트 (사진=NASA)
현재 화성 로버에 적용된 '로커-보기(Rocker-Bogie)' 서스펜션은 지난 30년간 성공적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어니스트 개발팀은 보다 높은 기동성을 목표로 새로운 구조를 설계했다. 능동형 서스펜션은 각 바퀴의 하중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두 개의 전동 관절을 이용해 차체 자세를 변화시킨다.
이를 통해 로버는 마치 몸을 비틀며 움직이는 '스퀴밍(squirming)', 바퀴를 걸음처럼 사용하는 '휠 워킹(wheel-walking)', 장애물을 기어오르는 '클라이밍(climbing)' 등 다양한 이동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클러치 메커니즘을 통해 지형 상황에 따라 능동형과 수동형 서스펜션을 전환할 수 있어 이동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모두 확보했다.
4개의 조향 바퀴를 갖춘 점도 특징이다. 일반적인 차량처럼 전진·후진뿐 아니라 측면 이동까지 가능해 좁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
NASA는 어니스트 플랫폼에 최신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초기 어니스트는 사람이 조이스틱으로 직접 조종해야 했지만, 현재는 강화학습을 활용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했다.
JPL 연구팀은 실제 로버의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정밀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를 활용해 수천 시간에 달하는 가상 주행 훈련을 반복적으로 수행했다. 어니스트는 JPL의 '마스 야드(Mars Yard)' 시험장에서 실제 자율주행 성능 검증에 나섰다. 연구팀은 모래 언덕, 암석 더미, 계단형 구조물, 급경사면 등 다양한 장애물을 설치한 뒤 로버가 스스로 경로를 판단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어니스트는 수동형 서스펜션 로버라면 멈출 수밖에 없는 장애물들을 스스로 판단하고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수차례의 복합 장애물 코스를 완주하며 자율 이동 능력을 입증했다.
NASA는 현재 어니스트 보다 약 두 배 큰 차세대 장거리 달 탐사 로버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로버가 실현되면 달 표면을 수백 km 이상 이동하며 광범위한 과학 탐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현재 향후 어니스트 로버가 단순히 장애물을 넘는 수준을 넘어,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최적의 경로를 스스로 계획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능동형 서스펜션 사용 시점을 판단하는 기능과 지능형 경로 계획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NASA는 이러한 기술이 향후 달 남극의 험준한 분화구 지대나 화성의 급경사 협곡 등 지금까지 탐사가 어려웠던 지역을 조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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