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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로보틱스, 브레인 연동 웨어러블 휴머노이드 개발 착수

로봇신문사 2026. 6. 15. 14:50

▲엔젤로보틱스 CI.

2024년 1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는 척추 골절로 사지가 마비된 29세 환자가 뇌에 이식된 칩을 통해 생각만으로 온라인 체스를 두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듬해 3월, 경쟁사 싱크론(Synchron)은 엔비디아(NVIDIA) GTC 2025에서 혈관 삽입형 전극으로 사지마비 환자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조작하는 기술을 시연했으며, 애플과 공동 개발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휴먼 인터페이스 디바이스(HID) 프로토콜을 통해 스마트홈 기기까지 뇌 신호로 제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Brain-to-X(B2X) 기술, 즉 두뇌에 이식한 전극으로 외부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쟁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은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가 공동으로 BCI 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했고, 국가의약품관리국(NMPA)은 사지마비 환자용 침습형 BCI 장치에 세계 최초로 상업 판매 승인을 부여했다. BCI 관련 스타트업만 50여 곳, 연간 연구개발(R&D) 투자액은 약 48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B2X 기술군 안에서도 단연 최난도로 꼽히는 영역이 있다. 바로 'Brain to Robot'이다. 커서나 스마트폰 조작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뇌에서 행동 의도를 읽어 로봇이 동작을 수행하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힘·압력·자세 정보를 다시 뇌로 돌려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뇌 피질에는 의도를 읽는 '디코딩 전극'과 감각을 주입하는 '인코딩 전극'을 별도로 이식해야 하며, 두 방향의 신호가 수십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안에 끊김 없이 처리되는 폐루프(closed-loop)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 뉴럴링크를 포함해 전 세계 어느 연구기관도 이 수준의 완전한 양방향 Brain-to-Robot을 구현한 사례가 없다.

이 난제를 국내 컨소시엄이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번 과제는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7년(2026~2032)간 국비 202.5억원, 민간 포함 약 300억원이 투입된다. 주관기관은 엔젤로보틱스다. 2024년 스위스 취리히 사이배슬론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경쟁팀 대비 3배의 과제를 수행한 엔젤로보틱스의 외골격 로봇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의료기기 3등급 허가·보험 수가 적용·해외 수출을 모두 달성한 기업이다.

컨소시엄 구성은 분야별 최강 진용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엔사이드가 피질삽입형 전극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체성감각 센서와 AI 신호처리를 맡는다. 뇌신경 인터페이스 임상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가, 외골격 로봇 임상은 신촌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부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가 담당한다. 전임상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인허가 지원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맡으며, 사업 총괄은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 수행한다.

개발은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6~2027)에서는 고밀도 피질삽입형 전극과 Brain-to-Robot 전용 외골격 로봇의 핵심 요소를 확보하고, 2단계(2028~2029)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과 최초 인체 임상을 추진한다. 3단계(2030~2032)에서는 뇌신경 인터페이스, 인코딩·디코딩 AI, 전동식 외골격 로봇을 초저지연 통신으로 통합한 '조합형 의료기기'의 식약처 인허가와 상용화를 추진한다.

컨소시엄의 총괄책임자인 공경철 박사(엔젤로보틱스 CTO /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뇌에서 행동 의도를 읽어 로봇을 제어하고, 로봇의 감각을 사람에게 되돌려 주는 것은 중증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하반신 마비에 머물렀던 기존의 로봇 기술을 브레인칩과 결합해 사지 마비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보행 장애 로봇 기술에서 세계 최고를 넘어 세계 최초를 지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세계 최고 및 최초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고 상용화한다는 데 있다. 사지마비 장애인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전신형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 '웨어러블 휴머노이드'와, 대뇌 피질에 삽입해 고해상도로 신호를 읽고 주입하는 양방향 피질삽입형 전극이다.

두 기술은 각각 독립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완성된다. 성공 시, 사지마비 장애인이 스스로 일어나 걷고 물건을 집으며 손끝의 감촉을 느끼는 것이 병원이 아닌 일상 속에서 현실이 된다.

최지호 기자 jhochoi51@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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