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과학기술대 연구팀은 페퍼를 활용해 사람과 로봇이 놀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실험했다. (사진=NTNU)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래에는 단순한 작업 보조를 넘어 인간의 놀이 친구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로봇이 좋은 놀이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기대에 부합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노르웨이과학기술대(NTNUㆍNorwegian University Science and Technology) 연구팀은 휴머노이드 소셜 로봇 ‘페퍼(Pepper)’를 활용해 인간과 로봇 간 물리적 게임 경험을 분석한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로봇과 '협력 모드'로 게임을 수행할 때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문 학술지인 ‘엔터테인먼트 컴퓨팅(Entertainment Computing)’에 실렸다. (논문 제목:The effect of cooperative and competitive human-robot interaction on player experience)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종이를 구겨 만든 공을 쓰레기통에 던지는 ‘휴지통 농구(Trash Can Basketball)’ 게임을 페퍼와 함께 수행하도록 했다. 실험은 인간과 로봇이 같은 팀으로 협력하는 방식과 서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연구팀은 인간과 로봇 가운데 누가 게임을 승리하는가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게임 방식과 진행 순서가 참가자의 몰입감, 동기부여, 감정적 반응, 신체 활동의 즐거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야부즈 이날(Yavuz Inal)' 교수는 “로봇은 실제로 좋은 놀이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납득 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할 때만 가능하다”며 “게임의 진행 방식, 속도, 역할, 순서 등 요소들이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페퍼와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NTNU)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협동 모드로 게임을 진행할 때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인간과 로봇이 같은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상황에선 로봇이 다소 어색한 동작을 해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쟁 모드에선 복잡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로봇과 경쟁하는 상황을 흥미롭고 도전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신이 먼저 게임을 시작할 때 더 큰 통제감을 느끼며 게임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구도가 명확한 목표 의식과 도전 정신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참가자들은 게임에서 페퍼를 이겼을 때 뚜렷한 성취감을 경험했다. 일부 참가자는 로봇이 슈팅에 실패하면, 특히 만족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경쟁모드에서 로봇이 먼저 게임을 시작하면 불만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퍼가 공을 던지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동작이 다소 경직되어 있는 경우, 또는 로봇이 게임에서 이기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동작이 부자연스러우면 금방 실망감을 드러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효과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페퍼처럼 사람과 유사한 얼굴, 눈, 팔, 표정을 가진 로봇에 대해 사람들은 인간 수준의 사회적 능력과 반응을 무의식적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성능이 이러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실망과 좌절감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교수는 “로봇이 놀이 친구 역할을 맡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로봇도 진짜 플레이어처럼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사용자들은 금세 조급해지고 불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미래의 소셜 로봇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설계시 승패 구조나 게임 규칙뿐 아니라 로봇의 반응 속도, 행동의 자연스러움, 사회적 표현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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