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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립표준기술연구소, '휴머노이드 로봇 표준 벤치마크' 마련한다

로봇신문사 2026. 6. 1. 16:38

▲NIST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표준 벤치마크 마련에 나섰다. (사진=더로봇리포트)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표준 벤치마크 수립에 나섰다.

최근 수년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급성장하며 수십억달러의 투자금이 몰렸지만, 정작 로봇들의 성능을 동일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는 공식 평가 체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더로봇리포트 보도에 따르면, NIST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기준 성능 벤치마크(Humanoid Robot Baseline Performance Benchmark)’ 초안을 마련하고 산업계 및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표준화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주에 본부를 둔 NIST 지능형 시스템 부문은 이번 제안이 산업계와 학계 전반의 휴머노이드 역량 평가 및 미래 개발 방향 제시를 목적으로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진행해온 기존 협력을 토대로 수립됐다고 밝혔다. NIST는 미국 상무부 산하 기관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5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보틱스 챌린지(DRC) 이후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대규모 휴머노이드 성능 평가 체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당시 DARPA 로보틱스 챌린지는 계단 오르기, 문 열기, 차량 운전 등 재난 대응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들의 능력을 비교하며 전 세계 로봇 산업 발전을 촉진한 바 있다. NIST는 당시 대회 테스트 설계에 참여했다.

NIST는 현재 휴머노이드 시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지만, 기업들이 공개하는 시연 영상만으로는 실제 성능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 피규어 AI, 애질리티, 앱트로닉, 유니트리 로보틱스 등 주요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기술 시연 영상을 공개하고 있지만, 평가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성능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NIST는 휴머노이드 로봇 역량 테스트용 장치를 개발했다. (사진=NIST)

NIST가 제안한 벤치마크는 이동성과 조작 능력, 전신 협응, 기본 추론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건을 들거나 걷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과 인간 생활 공간에서 요구되는 핵심 작업 수행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계단과 경사면 이동, 좁은 공간 통과, 문 열기, 상자 운반, 물체 조작, 이동 중 작업 수행 등 인간형 로봇이 수행해야 할 기본 과업들이 포함된다. 또한 이동과 조작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동-조작 모션(loco-manipulation)’ 능력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기초 인지 능력도 평가 항목으로 검토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벤치마크 작업 목록(표=NIST)

NIST는 이번 벤치마크를 향후 산업 표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미국 내 휴머노이드 제조사와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참여를 요청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는 시험 장비를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테스트 장비 설계도와 3D 모델도 공개해 실제 로봇뿐 아니라 시뮬레이션 환경에서도 동일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들은 자체 시설에서 시험을 진행하거나 NIST 및 지정 테스트 센터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시험 결과는 기업과의 데이터 공유 협약을 통해 관리되며, 필요할 경우 기업의 지식재산권(IP)과 세부 성능 정보도 보호된다. NIST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휴머노이드 산업의 기술 수준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벤치마크가 휴머노이드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화려한 시연 영상이 투자 유치와 기업 가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실제 작업 환경에서의 안정성이나 생산성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 산업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성능 검증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과 물류센터, 병원,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실제 작업 수행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휴머노이드 시장은 데모 영상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며 “NIST의 벤치마크가 정착될 경우 로봇 기업들의 기술 경쟁도 보여주기식 시연에서 실제 생산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산업이 투자 경쟁 단계에서 실질적 성능 경쟁 단계로 넘어가는 가운데, NIST의 새로운 벤치마크가 향후 글로벌 휴머노이드 산업의 사실상 표준(de facto)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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