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에서 '비-내브' 기술을 탑재한 드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델프트공대)
군집(swarm) 드론 기술과 자율비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드론 내비게이션 기술은 여전히 높은 연산 성능과 대용량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드론 기체가 무거워지고 제작 비용과 에너지 소비도 증가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델프트공대(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와 와게닝겐대(Wageningen University) 공동 연구팀은 꿀벌의 귀소 본능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드론 내비게이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논문 제목:Efficient robot navigation inspired by honeybee learning flights)

▲ 델프트공대 연구팀
‘비-내브(Bee-Nav)’로 불리는 이 기술은 꿀벌의 '시각 기억'과 '거리 추정' 방식을 모방했다. 연구팀은 불과 42KB 수준의 신경망 메모리만으로 수백m를 비행한 뒤 스스로 출발 지점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드론이나 로봇에 탑재돼 있는 자율내비게이션 시스템은 고성능 컴퓨팅과 대용량 메모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기존 방식은 주변 환경의 상세 지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연산량이 많고 배터리 소모가 크며 장비 무게도 증가한다.
반면에 꿀벌은 작은 뇌만으로도 먼 거리를 이동한 뒤 정확히 벌집으로 복귀한다. 연구팀은 꿀벌이 이동 거리와 방향을 시각적 움직임 정보로 추정하는 ‘오도메트리(odometry, 이동 거리 및 방향 추정 기술)’와 주변 환경의 시각적인 기억(visual memory)을 결합해 길을 찾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내브 시스템은 꿀벌처럼 출발 직후 짧은 학습 비행을 수행한다. 드론은 이 과정에서 주변 환경의 파노라마 이미지를 수집하고, 소형 신경망이 이를 학습해 귀환 방향과 거리를 추정한다.
귀도 데 크룬(Guido de Croon) 델프트공대 교수는 “벌이 귀환 과정에서 오도메트리에 의존하고, 집 가까이에 다가갈수록 시각 기억을 더 많이 활용한다는 점을 생물학자들이 밝혀냈다. 하지만 벌이 시각 기억을 위해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학습하는지는 아직 완벽하게 이해되지 않았다. 우리는 로봇을 위한 실용적인 내비게이션 전략을 만들기 위해 그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단 3.4KB 규모 신경망만으로도 드론이 주변 이미지를 분석해 귀환 방향과 거리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드론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빠르게 이동하고,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줄이며 안정적으로 복귀했다.
연구팀은 대형 실내 공간과 야외 환경에서도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42KB 신경망 기반 드론이 600m 이상 비행한 뒤 성공적으로 출발 지점으로 돌아왔다. 대형 실내 공간에선 모든 실험에서 귀환에 성공했다. 다만 강풍이 있는 야외 환경에서는 성공률이 약 70%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람 때문에 드론이 기울어지면서 카메라 이미지 품질이 낮아진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초소형 자율 로봇의 경량화와 저전력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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