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DS투자증권)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력이 시장의 평가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봇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하드웨어나 비전 인공지능(AI)보다 실제 공장에서 축적되는 물리 데이터와 월드모델(World Model)로 이동하고 있어, 대규모 제조 현장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이 구조적인 강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DS투자증권은 8일 발표한 '로보틱스 아젠다 #1-자동차: 월드모델과 스마트글래스' 보고서에서 "피지컬 AI 시대 현대차그룹과 테슬라의 기술 격차는 시장의 통념보다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먼저 로봇 업체 간 밸류에이션 역전 현상에 주목했다. 유의미한 매출이 없는 적자 기업 피규어AI(Figure AI)의 기업가치는 390억달러에 달하는 반면, 매출 2억5000만달러에 매출총이익률 60%를 내는 흑자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기업가치는 62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두 회사 모두 부품과 조립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취하고 있어 하드웨어 경쟁력만으로는, 이 격차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자료: 각 사, 언론 종합,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요소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라고 진단했다. 유니트리 매출의 73.6%가 연구·교육 시장에서 나오는데 반해 피규어AI는 BMW·UPS 등 산업 노동을 겨냥하고 있는데 산업 현장에선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니트리는 개발자가 쓰기 쉽도록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반면 피규어AI는 두뇌를 폐쇄적으로 유지하며 독점 자산화했다.

▲자료: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
DS투자증권은 로봇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관제-추론-제어-반사'의 4개 계층으로 구분하며,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핵심은 추론과 제어를 담당하는 비전언어행동(VLA, Vision-Language-Action)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피규어 AI는 추론과 제어를 분리한 3세대 듀얼 구조를 채택해 외란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반면, 유니트리는 공개형 소프트웨어 전략을 택해 기업가치 프리미엄이 제한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피지컬 AI 경쟁의 중심이 VLA에서 '월드모델'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VLA는 시각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기술인 반면, 월드모델은 힘과 접촉, 물리 법칙을 이해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AI 모델이다. 특히 실제 공장에서 축적되는 힘·토크·촉각 등 물리 데이터는 시뮬레이션이나 인터넷 영상으로 대체할 수 없어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영상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데이터는 점차 범용화되지만 실제 공장에서 축적되는 현장 데이터는 누구도 구매하거나 복제할 수 없다"며 "현대차그룹처럼 대규모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완성차 업체가 월드모델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 규모가 큰 제조 현장을 기반으로 테슬라와 같은 수준의 물리 데이터를 확보할 잠재력이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월드모델 성능 향상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자료: 각 사, 언론 종합,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는 구글의 스마트글래스 전략에도 주목했다. 사람이 손으로 물건을 다루는 1인칭 영상 데이터는 로봇의 사전학습에 매우 중요한데, 스마트글래스는 이를 대규모로 수집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구글은 스마트글래스를 소비자 기기인 동시에 로봇 학습 데이터 수집 플랫폼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통해 구글의 제미나이 로보틱스(Gemini Robotics)를 활용하면서 이러한 데이터 생태계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테슬라는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간의 손동작을 담은 1인칭 영상 데이터 확보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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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경쟁력을 '현장'으로 요약했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협업 구조를 두뇌(구글 제미니 로보틱스)·인프라(엔비디아 시뮬레이터 및 칩)·현장(현대차그룹·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실증 데이터)으로 나눠 각 주체가 서로 다른 층을 분담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두뇌와 인프라는 외부에서 조달할 수 있어도 현장 실증 데이터만큼은 빌리거나 살 수 없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와 구글의 경쟁력이 강해질수록 오히려 현대차그룹이 빌리는 부분의 품질이 좋아지고 차별화는 현장 데이터로 응축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두뇌도 인프라도 빌릴 수 있지만 현장은 빌릴 수 없다"며 "구글과 엔비디아가 강해질수록 현대차그룹이 활용하는 기술 수준도 함께 높아지고, 차별화는 결국 현장 데이터에 더욱 집중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에서 테슬라에 크게 뒤처진다고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VLA 영역을 제외하면 격차는 크지 않다"며 "오히려 월드모델과 현장 데이터 경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잠재력이 더욱 크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하반기 현대자동차의 '로봇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RMAC)' 가동과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당 리스크 중립 테마로서의 피지컬 AI 부각, 구글 제미나이 로보틱스 성능 검증, 연말 로봇 안보법 통과 여부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가치 재평가의 주요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승일 기자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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