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자율주행, 안전성은 '디지털 인프라'에 달렸다”…국회서 토론회

로봇신문사 2026. 7. 2. 16:41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정책 과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코딧)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를 앞두고,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차량과 도로·이용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지능형교통체계(ITS)와 차량-사물 간 통신(V2X) 등 디지털 인프라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정책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국회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주최하고, 코딧(CODIT, 대표 정지은) 부설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과 한국C-ITS산업협의체(대표 정홍종 웨이티즈 대표이사), 한국ITS학회(회장 박동주 서울시립대 교수)가 공동 주관했다.

이날 현장에는 모빌리티·통신 기업과 학계, 연구기관,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안전한 모빌리티를 실현할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송기헌 의원은 개회사에서 “자율주행과 미래 모빌리티는 국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다만 차량 센서와 인공지능의 판단만으로 모든 위험을 완전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자율주행 정책의 중심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며,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차량과 도로 인프라,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디지털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에 필요한 정책 방향을 점검하고,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원주시가 AI 시범도시로 선정되어 자율주행 등 교통 인프라에 AI를 접목하게 된 만큼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학계를 대표해 발제에 나선 박만복 한국교통대 교수(한국ITS학회 부회장)는 AI와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ITS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지속가능한 ITS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지속가능한 ITS 생태계 구축 전략으로 기존 인프라 운영 성과 진단·분석에 기반한 개선 방안 마련, 지역별 수요에 맞춘 ITS 모델 발굴, 기술을 넘어 정책·운영·서비스를 아우르는 ITS 개념 재정의 등을 제시했다. 특히 “자율주행 시대에 대응해 기관별·기능별로 분산된 ITS를 통합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도로, 차량, 이용자, 운영기관을 실시간 데이터로 연결하는 지능형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를 대표해 발제한 정홍종 한국C-ITS산업협의체 대표(웨이티즈 대표이사)는 자율주행을 완성하는 ‘AI 도로 인프라’로서 차량-사물 간 통신(V2X)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V2X가 차량 자체 센서의 인지 한계를 극복해 도로 위 위험 정보를 미리 알려줌으로써 운전자와 보행자의 생명을 지키는 독립적 안전 인프라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는 이미 V2X를 도로 안전 인프라로 인식하고 AI·클라우드와 결합한 통합 플랫폼 운영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소개하며, “국내 산업계도 정책 신호만 있다면 즉각 상용화를 실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정책 과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전문가들이 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코딧)

이어진 종합토론은 정구민 국민대 교수(한국모빌리티학회 회장, 한국ITS학회 부회장)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산업계와 연구기관, 정부 부처·공공기관이 참여해 실증 성과와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제도적 지원 방향을 논의했다.

최광주 아이티텔레콤 대표이사는 “차량 자체의 센서 및 성능 향상을 넘어, 도로 전체와 전 차종을 아우르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으로 과감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도로에서 자율주행 차량과 일반 차량이 함께 운행하는 상황에서 V2X 탑재를 통해 사고 대응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복의 국토교통부 디지털도로팀장은 C-ITS 및 V2X 인프라 확산을 위한 정부의 로드맵을 설명하며 산업계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 홍 팀장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결합한 ‘AI-ITS-클라우드’ 체계로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ITS가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것과 달리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동차, 알고리즘 등 정보를 받는 대상이 무엇인지, 어떤 정보를 언제 줄 것인지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KOTI) 자율협력주행기술연구팀장은 시범 및 실증사업을 통한 C-ITS의 안전성 효과 확인 사례를 소개하며, ITS 체계에서 자동차는 ‘평가 대상’에서 직접 데이터를 생산하는 ‘주체’로 전환되었다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이에 따라 ITS 생태계의 각 이해관계자 및 행위자를 더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제언하며, 정책 추진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정량적 데이터를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인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자율주행연구처장은 자율주행 차량이 레벨 4(고도 자동화)를 넘어 레벨 5(완전 자동화)까지 발전하는 미래를 감안하면 V2X 인프라와 자율주행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최 처장은 2025년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 V2X 평가를 도입해 장착 차량에 가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V2X 평가를 확대하는 글로벌 흐름에 따라 가점을 기본 배점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승걸 한국도로공사 자율협력주행도로시스템연구단장은 고속도로 유지 관리를 위한 자율주행차 도입과 개조, 자율주행차의 고속도로 통행 지원 등 도로공사의 자율주행 기술 도입 추진 노력을 소개하며 장기적으로 C-ITS의 역할은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C-ITS 기술 개발 진척에 비해 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기술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우선 자율주행차 도입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 C-ITS와의 협력 및 연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호준 에티포스 대표이사는 전용 주파수 및 데이터 기반의 V2X 필요성에 대한 업계 내 공감대가 높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표준 확립부터 시스템, 완성차(OEM)에 이르는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춰 신속한 환경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일본의 통신 및 C-ITS 기반 물류 자동화 추진 사례를 들면서, 한국도 산업계가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C-ITS 분야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제언했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자율주행 차량을 도로 인프라와 연동하면 비상 상황 시 사람의 개입률이 감소하는 자사 운행 사례를 소개하며, 무인 자율주행을 위한 인프라 연동이 필수적임에도 차량 안전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지역이 많지 않아 연동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을 전했다. 한 대표는 효율적인 예산 집행과 수요-공급 불일치 해소를 위해 차량 개발사 등 데이터 이용자의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정책 과제’ 토론회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코딧)

코딧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은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각계의 의견과 제안이 국회와 정부, 학계와 산업계 간 협력 강화와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도로교통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 로드맵으로 구체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0월 열릴 강릉 ITS 세계총회를 계기로, 한국이 자율주행의 안전성 확보 과제를 비롯한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논의를 이끌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호 기자 jhochoi51@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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