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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리스톨대, 쌀종이로 생분해성 소프트 로봇 개발

로봇신문사 2025. 6. 25. 17:22

▲쌀 종이는 소프트 로봇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실리콘 재료와 유사한 재료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사진-브리스톨대)

영국 브리스톨대학교 과학자들이 월남쌈의 주요 재료인 '쌀종이(rice paper)'가 생분해성, 무독성, 그리고 소프트 로봇 제작에 적합한 소재임을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IEEE 제8회 국제 소프트 로봇공학 컨퍼런스(2025 IEEE 8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ft RoboticsㆍRoboSoft)'에서 발표됐으며, 쌀종이가 기존에 소프트 로봇 제작에 널리 사용되던 실리콘 엘라스토머와 유사한 재료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논문 제목:Sustainable Fabrication of Biodegradable Soft Robotic Actuators)

논문 주요저자인 크리스틴 브라간자(Christine Braganza)는 “소프트 로봇은 실리콘 같은 부드러운 소재를 이용해 보다 유연하고 적응력 있는 로봇을 만드는 분야지만, 실리콘은 장기적으로 환경에 유해한 폐기물을 남길 수 있다”며, 대체 소재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쌀(Oryza sativa)과 카사바 뿌리(Manihot esculenta)에서 얻은 성분으로 만들어진 쌀종이를 이용해 ▲강도 ▲유연성 ▲생분해성 등 다양한 기계적인 특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쌀종이는 소프트 로봇용 실리콘과 비교해 손색없는 수준의 성능을 보였으며, 고온이나 고습 환경 없이도 빠르게 자연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쌀종이를 이용해 공기압 방식 선형 엑추에이터 모델을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액추에이터는 4.7 kPa의 공기압에서 최대 83.9%까지 늘어났으며, 사용 후 폐기물 처리에 대한 실험적 조사 결과, 쌀종이는 토양에서 32일 이내에 완전히 생분해되며, 20°C 물에서 18일 이내에 완전히 용해되었다. 또한 선형 액추에이터의 층 사이에 식물 종자를 층층이 쌓아 재배 매체로 사용함으로써 순환형 생명 주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자, 학생, 일반 대중이 누구나 저렴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소프트 로봇을 직접 실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브라간자는 “우리의 연구는 누구나 집에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소프트 로봇을 실험하고 창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연구자들에게는 시제품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하고, 농업·숲의 복원 등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의 재식재(reseeding)와 같은 응용 분야에도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100% 생분해성 소재로 구성된, 스스로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을 개발 중이며, 향후 이를 통해 씨앗을 심거나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는 로봇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분해성 연료 시스템 및 제어 메커니즘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향후 실험실을 넘어 실제 자연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완전한 생분해성 로봇의 구현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소프트 로봇의 새로운 지속가능 기준을 제시함과 동시에, 일반인과 과학자의 참여 장벽을 낮춰 해당 기술의 대중화를 앞당길 중요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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