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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대응 ICT/로봇기반 방역솔루션 개발 시범사업에 대한 기대

로봇신문사 2020. 7. 15. 10:15
 
 
 

이번 팬데믹은 인류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강력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다. 이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며, 진정은 커녕 확산일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상황이 매우 심각한데, 실시간으로 발표하는 존스 홉킨스대 자료에 의하면 최근 10일간 4만명대이다. 그리고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미대륙 전체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 등 10개국이 하루 신규확진자가 4~5천명대로 이미 의료체계와 방역체계가 무력화된 양상이다.

 

오늘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진 과기정통부 주관 혁신사업 단장은 어쩌면 우리나라 차세대 K방역의 최일선을 담당할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게 될 것같다. 그렇다면 오늘의 선정평가 현장은 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투 지휘를 이끌 지휘봉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결정하는 중차대한 역사의 현장이 되는 것이다. 이 사업을 맡겨달라는 단장후보들은 전투에 임하는 자세와 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물론 도전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략가로서의 PM이라면 이 자리에서 무조건 이기는 승전전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병법에 의하면 지피지기면 100전백승이라고 했다. 우선 지피를 살펴보자. 이번에 유행하는 코로나19는 실로 무서운 전파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는 치명률 4.8%대의 높은 호흡기질환 신종바이러스로서, 공기 중 생존률이 높고, 잠복기가 길며, 무증상 상태의 감염이 이루어져, 우리가 그동안 경험했던 메르스나 신종플루에 비해 엄청난 전파력을 보여 주고 있다. 더구나 최근 연구자들에 의하면 비말이 아닌 에어로졸에 의한 공기 중 전파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전자 분석에 의하면 중국 우한에서 최초 보고된 이후 6번의 변이가 일어나, 지금은 전파력면에서 6배 이상 커진 GH그룹이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우리의 K-방역체계도 초기 대구사태에서 보여주었듯이 지역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에 달했고 2월18일 슈퍼전파자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이래 140여일이 지난 오늘까지 대규모 유행 우려가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중국, 유럽, 미국 등은 사회봉쇄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택했지만, 경제마비를 불러들여 손을 들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방역현장의 일선을 책임진 의료진들이 매우 지쳐 있다는 점이다. 끝을 모르는 지속전에서 언제 항복할지 모르는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근본적인 방역대책은 백신과 치료약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개발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 효과도 아직 미지수이다. 따라서 과학기술을 총동원하여, 의료체계가 확진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코로나 확산을 콘트롤 하도록 하는 차선책의 강구가 시급하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2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과학기술을 통해 확진자의 증가 속도를 의료체계 한계용량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과 의료진의 업무 로드를 최대한 줄여 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로봇과 IT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방역기술들이 수없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방역 일선 의료진들 평가에 의하면, 대부분 단편적인 기술/제품에 그치고 있고 현장 실용성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러한 기술들을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이들을 새로운 방역체계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기술 수준을 정확히 분석하여 수용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시스템 통합기술이 절실한 것이다.

 

   
▲ 위/왼쪽부터 오른쪽/아래방향으로 두산로봇틱스의 살균로봇, 인도의 방역로봇, 중국의 병원물류로봇, KIRO의 병원살균로봇, KAIST의 검체채취로봇, 일본의 환자핸들링로봇, 미국의 UVC살균로봇, 중국의 원격 초음파진단로봇, 미국의 환자돌봄로봇

이는 마치 축구감독이 전략을 세우고,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포지션 별 스쿼드를 짜듯이, 방역체계를 구상하고, 이 체계에 맞는 기술들을 찾고, 기술적 완성도가 미흡하거나 개조할 필요가 있으면 바로 방역체계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추는 통합/실증 단계가 반복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K-스마트 방역체계 2.0을 준비하는 시범사업단이 취해야 할 실행 전략이다.

 

이번 사업의 RFP는 생활방역, 선별진료소, 집중치료시설, 생활치료시설 등 4개 영역에서 혁신서비스 표준화, 혁신 도전 챌린지, 모델 실증 시범사업 등 3대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물론 시범사업 단장이 제시하는 솔루션은 하나의 밑그림이지, 완성된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누가 단장이 되더라도, 오늘 제시한 개념 설계도를 상세설계도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우리 로봇인들이 모두 동참하여 설계도를 완성하고, 건물을 짓듯 솔루션 시스템들을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합쳐야 한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3.5년은 우리나라 K방역 체계를 정비할 중대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철저한 현장검증을 통해 설계도가 잘못되었으면 설계를 고치고, 솔루션이 잘못되었으면 과감히 교정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정말 작동하는 시스템, 현재 전쟁터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방역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쓸모있는 시스템이 나와야 한다. 이는 국민 모두의 건강을 지켜주는 대한민국 미래이기 때문이다. 고경철ㆍ로봇신문 명예기자

고경철 명예기자  kckoh@rit.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