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 연구팀이 조류에서 영감을 얻어 새처럼 걷기, 뛰기, 점프 후 날아오르기 등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비행 로봇 ‘레이븐(RAVEN·Robotic Avian-inspired Vehicle for multiple ENvironments)‘을 개발했다고 IEEE 스펙트럼 등 매체들이 보도했다.
EPFL ’지능형 시스템 연구소’ 신원동(박사과정) 등 연구팀은 새의 보행 및 이륙 동작에서 영감을 얻어, 매우 어려운 지형 조건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륙 및 비행이 가능한 로봇인 ‘레이븐’을 개발하고 연구 성과를 전문 학술지인 ‘네이처’에 발표했다.(논문 제목:Fast ground-to-air transition with avian-inspired multifunctional legs)
논문 제1저자인 신원동씨는 “공중 이동과 지상 이동을 결합할 수 있는 새들의 능력은 인간이 쉽게 닿을 수 없는 곳까지 갈 수 있도록 해준다”며 “이 같은 새의 능력은 배송 및 수색 구조 임무에서 새를 닮은 로봇의 잠재력을 고려하도록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들을 면밀히 관찰하는 과정에서 새들의 도약이 가장 흥미로웠다. 기존의 고정익 비행체는 새로부터 영감을 얻어 개발됐지만, 새와 달리 활주로나 발사대에 의존해 이륙한다. 활주로나 발사대가 필요하지 않은 고정익 비행체는 아주 흥미로운 연구 과제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의 뒷다리는 날기 위해 걷기, 깡충깡충 뛰기, 점프하기 등 다양한 동작을 수행한다. 이 같은 기능들을 비행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시스템이 복잡하거나 무거워제대로 비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게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같은 공학적 과제를 극복하고 새의 다리를 모방한 비행 로봇을 설계했다. 이 비행 로봇의 디자인은 새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새처럼 복잡한 '다분절 해부학적(multisegmented leg anatomy)' 구조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 레이븐의 다리 구조
하지만 새의 다리를 모방한 레이븐의 '다기능 다리(Multifunctional legs)'는 비행 로봇을 새와 더 가깝게 만들어주었다. 로봇의 기계식 다리는 실제 새 다리만큼 복잡하고 성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생물학적 설계의 몇 가지 주요 원칙(예를 들어, 힘줄과 같은 스프링, 유연한 발가락에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기능)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레이븐에게 여러 보행 패턴을 가능하도록 하고 이륙을 위해 올바른 각도로 점프할 수 있도록 '패시브 탄성 발가락 관절'을 통합하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레이븐은 날개 길이가 100cm, 몸 길이가 50cm에 달한다. 4초 이내에 1미터의 거리를 걸을 수 있고, 12cm 이상의 간격이 있는 공간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또한 26cm 높이의 장애물 꼭대기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점프 이륙을 위해선 0.5미터의 시작 고도까지 날 수 있다.
연구팀은 "레이븐은 여러 보행 패턴과 점프 이륙이 가능한 최초의 엔지니어링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장길수 ksjang@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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